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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냉이꽃 당신

반쪽


우재(愚齋) 박종익



어머니는 원래 두 쪽이었을까요

봄이 오는 길목에서

어머니 반쪽은 겨울로 돌아갔습니다

나뭇잎은 시퍼렇게 잘도 펄럭이는데

돌아누운 채 꼼짝없는 당신

당신이 일어나야 내가 싱그러워지는데

아무리 불러도 모른 체 합니다

분명 왼쪽도 내 어머니인데

대답 없는 왼팔을

오른팔로 억지로 끌어당기며

나는 괜찮다고,

애써 웃어 보이는 어머니

어머니의 왼쪽은 언제쯤 나를 알아볼까요

삐거덕거리는 하얀 침대 위에서

오늘은 반쪽을 찾아야한다고

자꾸 집에 가자고 보채십니다

어머니의 반쪽은 겨울로 돌아간 게 아니고

집에 두고 온 게 맞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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