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에 새긴 이름》
우재(愚齋) 박종익
검은빛이 눌어붙은 갯벌에서
짠물이
푹푹 배어드는 어머니 무릎에
두둑, 노래가 흘러나와요
명창을 꿈꾸시기에는
가당치도 않은데
갯바람으로 관통한 생의 내력이
저 시리디시린 마디에서
어그러지고 뒤틀리면서
악보가 만들어집니다
어머니가 기우뚱하실 때마다
생겨나는 변주곡의 이름은
지팡이, 실버카, 휠체어, 전동차
차라리 관절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지
모르는 물건이라면
더는 절뚝거리지 않아도 될 일입니다
어머니를 업고
야생화 흐드러지게 핀
들길을 걷습니다
그림자 속으로 구성지던
불협화음이 사라집니다
오늘은
어머니의 생살을 찢고 태어난
튼튼한 다리를
마음껏 자랑해도
괜찮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