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에 새긴 이름》
우재(愚齋) 박종익
손끝에서 터져 나온 숨결 하나가
바다의 문을 연다
소금기 어린 눈물이 가라앉고
전복 껍질을 흔들며
밥상을 밝히려던 욕심이
밀물처럼 되돌아온다
파도는 몸을 긁고 스쳐 가지만
손끝은 흔들림 없이
어둠의 바닥을 더듬는다
물속에서 솟는 기쁨은
언제나 가장 작은
희망의 돌틈에서 올라온다
한 방울의 곡선 위에
바다와 하늘의 숨구멍이 얽혀
서로의 숨이 맞물린다
숨비에서 번져 나온 파동이
하얀 빛이 되어 번지며
닿는 은은한 자리
그녀의 호흡이
파도와 포개지는 곳에서
새로운 물길이 열린다
닫힌다
다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