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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재 박종익 Apr 01. 2024

당신의 손맛

냉이꽃 당신

당신의 손맛


                                    우재(愚齋) 박종익


둥그런 달덩어리를 닮은 김밥 속에
가지런히 깜박이는 엄마의 손길
소풍 갈 때면 어김없이
새벽부터 일어나
시금치 달걀 우엉 당근 어묵 단무지 햄
이 맛 저 맛 다 모아 

도시락에 꼭꼭 눌러 담는다
당신의 손맛 품은 채로
과거 현재 미래가 줄 서 있는 김밥
한 입 먹으면 추억이 녹아 나오고
두 입 먹으면 사랑이 피어오른다

당신의 사랑을 돌돌 말아

또 한입 먹으면 그리움이 꽃처럼 피어난다

자꾸 먹다 보면 세상에 좋은 보약 다 먹은 것 같이

입속을 환하게 밝히는 김밥

어쩌면 엄마는

참기름 내 솔솔 나는 고소한 마술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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