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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온 Aug 15. 2024

자유라는 이름의 선물



일본을 향하는 비행기에서 부모님과 함께 봉오동 전투를 보았다. 그 순간 여행을 떠나는 자유도,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리는 영화를 보는 자유도 모두 나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영화 특성상 좀 더 꾸며진 이야기가 있을 것이고 더욱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나의 의견 또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라는 것은 사실, 내가 태어남과 동시에 탯줄과 함께 나온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얼굴도 모르는 그들은 얼굴도 모르는 우리의 현재를 자신들의 붉은 피와 바꾸며 자유라는 이름으로 모두에게 선물하였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선물을 냉큼 들고는 선물의 포장지를 뜯는다. 그리고 뻔뻔하게도 또 다른 선물을 요구한다. 만약 우리 선조들에게 타임머신이 있었다면, 미래로 넘어가 2024년의 8월 15일을 보았다면, 그들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었을까? 시끄러운 마음을 리모컨으로 끄고 어두운 화면에 비친 나를 마주하며 5분 동안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분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은 고작 이것뿐인 내 존재가 무력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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