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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사겠습니다] 1편

김밥과 샌드위치의 대안

by 사유

고민: 매일 아침 출근길, 김밥과 샌드위치를 먹었지만 이것마저 물린 실정에 대안은?


보통 한국 기업의 근무 시작 시간은 9시다. 즉, 8시 55분까지는 회사에 도착해야 한다면, 7시 30분 내외로 집을 나서야 한다. 따라서 못해도 7시에는 기상해야 별다른 변수 없이 회사에 도착할 수 있다. 대다수 점심시간이 12시인 것을 고려했을 때, 7시부터 5시간을 공복으로 있는다는 것은 굉장히 무리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출근 전후로 뭐든 먹어야 회사가 원하는 과업을 해낼 수 있다.


하지만 거하게 뭔가 먹는 것은 부담스럽다. 아직 내 위장이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침에는 뇌와 호르몬이 반응하지 않아 장이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뭔가 거창한 것은 피하게 되고, 회사에 다다랐거나 책상에 앉아서 기지개를 켜면 배가 조금 고파지기 시작한다. 즉, 우리는 당장의 허기짐을 과하지 않게 채워 넣을 무언가를 찾게 된다. 또한, 아무래도 빈속에 아메리카노를 때려 넣는 일은 건강에 심히 좋지 않다.


어쩌면 김밥과 샌드위치는 간편한 아침식사의 대표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연료가 될 수 있는 탄수화물이 들어있고, 아침에 거부감 있는 음식도 아니다. 그러나 이것을 매일 아침마다 루틴으로 먹게 되면 질리긴 할 것이다. 이 루틴의 본질은 아침식사를 먹는 것이지,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라는 루틴 속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찾는 것은 건강한 습관에 도움이 된다. 아마 김밥과 샌드위치를 자주 먹은 것은 배가 고프기 시작하는 '회사 근처'에 마땅한 것이 없어서일 것이다.


인터넷에 흔히 아침 식사는 단백질, 탄수화물, 식이섬유, 비타민을 잘 챙겨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지극히 뻔한 얘기다. 점심과 저녁에도 그렇게 먹는 것이 그냥 좋다. 각설하고, 아마 건강도 생각해야 하니, 영양소도 고루 갖추며, 살도 찌지 않아야 하고, 무겁지 않으며,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식단을 찾아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건 식당에서 팔지 않는다. 아마 샐러드나 포케가 가장 일반적이겠지만, 요즘 이유는 모르겠으나 너무 비싸다. 풀이 왜 이렇게 비쌀까 하는 생각이 항상 든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런 맥락에서 계란이 최고다. 주로 단백질로 이뤄져 있고, 눈에 좋은 루테인도 들어있다. 계란을 아침에 먹기 위한 루틴은 간단하다. 퇴근한 후 집에 도착해서 씻기 전, 끓는 물에 계란을 넣어 자동 타이머를 맞춰놓고 씻고 나오면 된다. 반드시 끓을 때 넣어야 된다. 그래야 계란이 잘 까진다. 이건 생활팁이다. 머리를 말린 후 잘 식힌 계란을 냉장고에만 넣어두면 된다. 그리고 아침에 그대로 들고나가면 간편하다. 2개 정도면 12시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냉장보관 하면 삶은 계란은 일주일은 간다고 하니, 5일 치를 한 번에 삶아 두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계란을 어느 정도 먹다 보면, 이제 계란이 질릴 것이다. 그러면 다시 김밥과 샌드위치를 돌아가면 된다.


아니면 김밥과 샌드위치의 다양화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김밥은 무궁무진하다. 참치김밥, 멸치김밥, 어묵김밥, 땡초김밥, 계란김밥, 우엉김밥 등등. 샌드위치도 매우 많다. 크랜베리 샌드위치, 닭가슴살 샌드위치, 에그마요 샌드위치 등등. 우리나라에서 밥과 빵, 면 외에는 별다른 카테고리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기사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에서는 길거리에서 면을 많이 팔기도 한다. 간단한 볶음면, 약간의 든든함을 줄 수 있는 국물이 있는 면 등등. 그런 의미에서 회사가 많은 산업 단지에서 출근 시간에 면을 파는 일은 꽤 쏠쏠한 사업이 될 수도 있겠다. 대신 편의를 위해 작은 푸드트럭 형식이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뭐든 아침식사를 하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이미 못해도 20년간 아침 먹으라는 어머니의 잔소리에 시달려 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어쩌면 아침을 먹지 않는 일은 위장 운동의 비활성화보다는 어머니의 잔소리에 대한 나의 루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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