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흙과 비>, 모든 고생하는 부모님들을 위해

poem.5

by 하오름
다운로드.jpg

저와 비슷한 또래의 여러분들은 부모님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시나요? 또 부모님 세대의 여러분들은 부모님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계신가요?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추억은 모두 다를 것입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세상에서 무한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는 부모님 뿐이라는거죠.

얼마 전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어머니는 이제 무한한 사랑을 줄 분이 영영 사라지셨습니다. 부모님의 희생은 그 어느 것보다도 대단합니다. 자식들을 꽃피우기 위해 흙이 되고, 비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를 잊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어머니의 흙과 비>


꽃은 뿌리를 내리고 서서히 자라올라 마침내 꽃봉오리를 피웁니다.


흙은 줄기를 단단히 고정시킵니다.

비는 흙이 못다한 일을 마저 해줍니다.


꽃봉오리는 본인의 아름다움을 주변에 알리고,

흙과 비는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꽃봉오리가 더 좋은 향기를 내기를 바랄 뿐입니다.


꽃이 자라는 동안 내린 비는

땀과 눈물이 섞여있을 겁니다.

그것이 본인의 숙명이었을테지요.


그것을 받아낸 흙은 눈물과 땀을 머금습니다.


결국 예쁘게 피어난 꽃입니다, 흙과 비의 희생을 잊을 수 있을까요.

잊어서야 되겠나요.

그래서 최선을 다합니다.

본인의 잎을 떨어트리면서, 조금 더 오래 있어 달라고.

떨어트린 잎이 꽃의 눈물일까요, 조금 더 오래 있어 달라는.


40년쯤 됐나요, 비는 더 이상 오지 않네요.

예쁘게 핀 꽃을 봤으니 본인의 역할을 다했나봐요.

흙은 아직 벌이 꿀을 날라다 주는 것을 보고싶나봐요.


10년쯤 더 지났나,

흙이 비를 다시 만나고 싶었나봐요.

더 이상 줄 수 있는 것이 없대요,

그래서 뿌리로 모두 스며들었습니다.


둘이서 오래도록 예쁜 꽃을 하나 피워냈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더 이상 꽃을 위해 희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같이 만나 흙내음을 풍기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기억하고 싶어요.


꽃은 슬퍼할 겨를도 없지요

본인의 향기를, 꿀을, 색깔을

다시금 전달해야 할테니.

본인이 비가 되고 흙이 되어야 할테니.


이제 우리 차례인가봐요,

저도 예쁘게 꽃봉오리를 피워볼게요.


더 예쁜 당신들을 만들어주지 못해 마음으로 담겠습니다

이전 04화<사막>, 상처 없이 성장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