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반사되어 또다시 겨울

poem.11

by 하오름

밤늦게 자전거를 타다가 달에게 인사를 건네려 잠깐 멈춰 세우고

옆에 있는 큰 거울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와중에 거울이 품고 있던 것은

아직 보내지 못한 지난 봄, 여름, 가을, 겨울


내가 품었던 나의 사계절을 구경하려 더 가까이 들여다 보았다


반사되어 비춘 풍경들에 꽃을 심어주는 거울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하천의 시냇물에 쨍하게 스며든 빛을 보았다

단풍잎을 앞으로 뒤로 볼 수 있게 하는 풍족함을 선사한다


추울까봐 새싹의 잉태를 덮어놓은 눈을 보았다

또다시 겨울이 오고 있다

이번엔 어떤 모습을 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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