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후엽>, 꽃이 지고 잎을 피우는

poem.1

by 하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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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길을 걷다가 벚꽃나무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비가 내린 뒤 예쁘게 피었던 꽃은 스스로를 마감할 준비를 하고 있고 잎은 푸르게 피어날 준비를 하더군요. 저는 이를 '선화후엽'이라고 칭하기로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잎을 꽃의 부속품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저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연에 부속품이 어디 있을까요. 모두가 소중한 존재이고 모두가 저마다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화후엽>


4월, 길을 걷다가

날씨가 품은 향기가

나보고 고개를 들어보라 하였고


시들어가는 꽃 사이

가득 공간을 꿰차고 있는 푸른 잎이 내 시선을 고정시킨다


나를 왜 불렀니


행여 잎을 지우고 꽃을 피우는 다른 녀석들과

반대의 길을 걷는 벚꽃나무에게

그 이유가 궁금해 물어보니


꽃은 잎의 결과요

잎은 꽃의 숙명이자 과정이니,

그 아름다움은 가히 잎이 더 클 것이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