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나를 발견하다-
“악! 열받아! ”
짜증이 올라왔다. 이까짓게 뭐라고 30초도 못 뛰는 건지 나한테 성질이 났다. 코시국동안도 홈트는 꾸준히 했었고, 걷기도 시간 날 때마다 했는데 이걸 못 뛴다고?! 고작?! 의 느낌.
나한테 실망하는 일이야 비일비재한데도 불구하고 달리기를 제대로 못하는 내가 너무 어이가 없었다.
하악하악.. 숨을 고르는 데는 뛰는 거의 몇 배는 되는 시간이 필요했다.
숨을 다시 고르고 남은 30 몇 초를 뛰고 2분 걷기를 하고 다시 1분을 뛰는데.. 아프다..
폐 깊숙한 위치에서부터 차오르는 아픔.
그렇게 세 번째 1분 뛰기부터는 숨도 숨인데 다리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힘이 풀리고 , 종아리가 아프로, 무릎이 쑤시고 , 발목이 지끈 거리는 상태로 점점 아픔들이 올라왔고 첫 번째 달리기가 끝나고서는 마무리 스트레칭도 겨우 하고 몸져누웠다.
근육통이 시작되면서 3일을 꼬박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 자다가 다리에 쥐도 나는 상태.
아픈 와중에 현타를 받은 나는 내가 너무 한심한 지경이었고, 혼자 어처구니가 없어서 피식하는 웃음과 아아아 앓는 소리로 몇 날 며칠을 보냈다.
친구들에게 호기롭게 달리기를 시작한다는 자랑을 하고 , 잘 달렸냐고 온 말마다 나 몸뚱이가 쓰레기인가 봐..라고 답을 했다. 정말이지 절레절레.
그래서 포기했으면 지금 이 글을 못 썼을 거다. 근육통이 사라진 시점부터 다시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시작.
달리기는 정말 하면 느는 운동이 확실하다.
이래서 다들 최종목표가 42.195km의 마라톤이 되는 건가 싶게.
고통과 완주의 기쁨을 번갈아 가며 느끼고
30분의 최종 달리기를 목표로 삼아가며 달렸지만
항상 6주 차에서 막혔다.
꾸준히 일주일에 2-3회를 달려야 하는데 달리기가 1순위라거나 오늘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미루게 되었고, 날씨와 건강이슈로 인해 몇 달씩 못 할 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또다시 1주 1회 차부터의 6주 차의 무한 굴레에 빠져서 3년..
여전히 초보고 여전히 짧은 시간만을 달리는 내가 있었다. 근데 하필 그 시간 동안의 삶도 그랬다. 틈틈이 달릴 때마다 못난 내가 보이고 , 위태로운 삶이 보였다. 다음을 넘길 수 있을까 싶은 불안감이 항상 함께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