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이 듦의 기술

나답게 자유롭게

by 정유스티나
`나이듦1.jpg



50 이후의 시간은 덤도 아니고 여백도 아니다.

인생 2막이나 3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이미 진입해서 노년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되어 줄 삶의 엑기스가 녹아 있는 책이다.

요즘이 내 인생의 '화양연화'라며 행복을 연기하고 있지만, 나이 듦에 대한 회한과 어찌할 수 없는 쓸쓸함은 일상의 바탕화면이다.

외형적인 미의 추락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하지만, 뭐 하나 이룬 것도 없이 허송세월하고 있다는 자괴감은 때때로 정강이를 걷어차며 무릎을 꿇리고 만다.


저자를 소개한다. 호사카 다카시는 1952년 야마나시 현에서 태어나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했다. 그 후 동 대학병원 정신신경과에서 근무했다. 1990년부터 2년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정신과에서 유학한 후 도카이대학교 의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세이루카 국제병원 정신종양과 부장, 세이루카 간호대학 대학원 임상교수를 맡고 있으며 다양한 주제의 자기 계발서를 썼다. 국내 출간된 저서로는 《아이의 뇌 부모가 결정한다》 《낭비 없는 삶》 《인생 리스타트! 나답게 자유롭게》 《나는 이제 백발도 사랑하게 되었네》 《암에 걸렸다는데, 저는 건강히 잘살고 있습니다》 《50부터 시작하는 진짜 공부》 등이 있다.


모든 작업을 수행하자면 기술이 필요하듯이 나이 듦에도 기술이 필요하겠다는 영감을 준 책이다.

정신과 전문의인 호사카 다카시가 들려주는 인생 전환기를 위한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성인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노후의 시간, 나답게, 오래 잘 살기 위해...


나이듦4.jpg


1장_매일이 즐거워지는 마음가짐

몇 살이 되어도 나답게 즐기며 산다.

지금까지의 내 삶의 방식을 돌아보고 내가 원하는 구체적 모습을 그려라. 즐겁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유머감각을 잃지 말고, 매일 좋은 일이 많아지는 마법의 일기 쓰기를 추천한다. 요즘 내가 쓰고 있는 감사일기가 모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탈히 살아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야말로 스트레스 없는 행복의 나날로 이끄는 열쇠라고 하는 작가의 말을 실천하는 일이었다.


2장 인생의 버팀목이 되는 취미와 공부

즐기고 배우면 인생이 충실해진다.

아무리 나이를 먹었다고 해도 배울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젊다는 아이스칼로스의 말처럼 죽을 때까지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피는 시기가 다 다른 꽃처럼 늦게 피었지만 그 어떤 꽃보다 화려하고 향기로운 노후도 많다. 젊은 시절 먹고 사느라 좌절되고 밀어 넣었던 취미를 떠올려 보고 시작하라.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활력을 줄 것이다. 단 현역 시절과 비교는 금물이다. 자원봉사의 기쁨을 누리는 것도 노년이 주는 여유로움의 열매이다.


3장 부담 없이 산뜻한 인간관계

인생후반, 교제의 기본은 담백함이다.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든 시간이 오면 동네 친구가 최고이다. 단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로 부담 없는 관계가 오래간다. 인간관계가 힘들고 상처 입는다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매력적이라는 말이 위안이 된다. 또한 가장 가까운 친구인 배우자와의 관계를 좋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사와 칭찬의 말로 서로에게 관식 씨와 애순 씨가 되어 봄이 어떨까?


4장 마음을 흩뜨리지 않는 삶의 방식

과감히 버려야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인생의 전환기에 대청소를 한다. 가장 빠르고 쉬운 기분 전환법은 정리이다. 이제는 채우기보다 비워야 할 시기이다. 그것이 물건이던 생각이던 몸이던 추억이던 다이어트가 필수덕목이다. 그렇다고 고립하라는 건 아니고 매일 누군가와 만나서 대화하고 끊임없이 교류한다. 노년의 삶을 갉아먹는 해충은 고독이다. 단, 나 홀로 노후는 고독이 아닌 자유로움으로 승화하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위해 돈을 쓰고 미식가 혹은 패셔니스타가 되라고 조언한다. 이제 정말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고 즐길 시간이다.


5장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관리

건강한 몸과 마음이 인생의 자산이다.

쾌락도 지혜도 학문도, 그리고 미덕도 건강이 없으면 그 빛을 잃어 사라지게 될 것이다라는 몽테뉴의 말이 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건강하다는 것은 인생의 성공 중에서 최고봉이다. '콩깨미채생버감'만 기억하라는 재미있는 미션이다.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은 아마 다 아실 것이다. 마지막 '감'은 과일이 아니라 '감자'라는 것만 살짝 알려준다. '생'을 생강인 줄 알았는데 '생선'이더라는 것도 공개한다. 아무리 괴로운 운명이 엄습해 와도 그 안에서 최대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운명에 대한 복수라는 위로도 전한다.


6장 바로 지금부터 행복해지는 방법

있는 그대로의 인생을 긍정한다.

일소일소 일로일로, 고민은 그냥 내버려 두고 크게 소리내어 웃자.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 이미 지나간 일은 말끔히 잊고 얼마가 남았을지 모를 남은 생을 향해 홀가분하게 나아간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미고사'를 되뇔수록 인생은 더 충만하고 행복해진다.


책의 마지막에 진짜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엔딩노트(Ending Note)가 수록되어 있다.

인적사항, 나의 건강상태, 인생을 돌아보며 가장 행복했던 기억과 가장 슬펐던 기억, 기억에 남는 사람과 그 이유, 고마운 사람에게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로 자신의 간단한 역사를 써 본다. 그다음 소유재산목록과 부채까지 털어본다. 그리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나의 요구와 희망사항을 담백하게 적는다. 임종이나 장례에 대한 나의 요구와 희망사항, 장례 절차에 대한 나의 요구와 희망사항까지 작성하면 엔딩노트는 완성된다.

임종이나 장례라는 무거운 단어를 접하니 굳이, 벌써? 하며 뒷걸음질이 쳐진다. 하지만 내일 나에게도 이 생이 이어진다는 보장과 확답을 어디에서도 받지 못함을 깨달으며 찬물을 뒤집어쓴 듯 정신이 든다.

그래. 언제 멈출지 모르는 인생의 시곗바늘이 움직일 때 써 보자!


웰다잉이 웰빙임을 알기에 나이 듦을 애달파하지 말자. 실천가능한 것은 행하고, 바꿀 것은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요단강 건너기 일보 직전에 '껄껄껄' 쓴웃음 날리지 않으려면 생각의 기계를 한 번 더 닦고 기름칠하고 조이던지 풀던지?

무지개다리 건너면서 '참 좋은 소풍'이었다며 미련 없이 바이바이할 수 있도록 마음밭을 한 번 더 갈고 거름주며 잡초를 뽑든지 꽃을 심든지!


나이듦3.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