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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다kim Nov 01. 2021

나만 몰랐던 '다육이 키핑장'의 세계

예쁜 다육이를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곳

미리 알았더라면, 진작에 왔을 텐데.

모처럼 근처 농장에 다육이를 사러 갔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손님이 없었다. 늘 분주하던 농장 주인도 그날따라 무척 한가해 보였다. 요리조리 집으로 모셔갈 다육이를 고르고 있으니 주인이 내게 말을 건넸다.




주인 : 손님, 다육이 그냥 집에서 키우시는 거죠?

나 : 네. 집 안방에 베란다가 있는데 거기에 선반을 만들어서 올려놓고 키워요.

주인 : 아, 근데 아파트에서 키우면 다육이가 예쁘게 자라지않고 웃자랄걸요
나 : 아 정말요? 근데 집에서 안 키우면 뭐 어디에서 키우나요?

주인 : 요즘 키핑장이라는 곳이 많이 생겼어요. 경주에도  몇 군데 있을걸요
나: 키핑장이요? 그게 뭔가요?



키핑장이란 다육 식물을 키우기에 최적의 환경이 갖춰진 특수 비닐하우스에서 매월 일정 비용을 내고 자신의 다육이를 키우는 곳이라고 한다.  다육이가 키우기 쉬운 식물은 맞지만, 습도나 온도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집에서 키우면 웃자라기 쉽고, 색깔이 예쁘게 물들지가 않는다고 했다. 난 정말 몰랐다.

어쩐지 집 베란다에서 키운 지가 6개월이 넘어가는데, 다른 유튜버들과 달리 내 것은 보기 좋게 자라지도 않았고 색깔도 형편없었다. 그저 내가 못 키워서 그러는 것이니 생각했는데, 환경이 문제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키핑장을 이용하고 있다니, 깜짝 놀랐다. 나만 몰랐던 것 같아서.


농장 주인은 내가 갈 때마다 끊임없이 키핑장의 장점을 알려줬다. 본인 농장에도 별도로 키핑장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니, 구경해보고 결정하라고 추천해줬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였기에  속는 셈 치고 한 번 러봤다. 키핑장 주인은 나를 반갑게 맞이하며, 시설들을 보여주며 설명해주었다.

키핑장 시설에 첫 발을 내디디자마자 나는 탄성을 질렀다. 시설이 굉장했다. 다육이를 키우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다육이를 놓기에 안성맞춤인 선반과 습도와 온도. 게다가 물을 편리하게 줄 수 있게 개인별 급수대까지 모두 설치되어 있었다. 또 다육이를 돌보며  쉴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서

취미 생활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시설보다 좋았던 것은 키핑장에 이미 먼저 와 있던 선배들이었다. 웬만한 다육이 유튜버들보다 훨씬 더 많은 배경 지식과 팁을 갖고 있는 분들이었다. 마치 다육이 대학 교수진처럼 방대한 양의 지식들을 쏟아내는 그들을 보고 난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감탄했다. 그들의 일원이 되어 나도 진정한 다육 전문가로 거듭나고 싶었다. 그들과 함께라면 가능할 것만 같았다.

 

곧장 키핑장 사무실로 달려가 주인을 찾았다. 가격이 얼마냐고 물으니 한 달에 5만 원이라고 했다. 까짓 거 5만 원 그 자리에서 흔쾌히 입금하고, 내일 당장 집에 있는 다육이를 모두 옮겨오겠다고 선언했다. 환하게 웃으며 키핑장을 떠나는 내게 주인은 '손님 정말 잘 결정했다'며 밝게 웃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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