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런닝맨>의 흥행은 운영에서 시작됐다.
vol.27 2022.11.14
2022년 하반기 최고의 대박집! <환승연애2>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죠.
환승연애 시청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디서 보고 오셨어요?
사람들이 <환승연애>에 유입되는 경로는 매우 다양하며, 본편에 바로 유입되는 경우보다 유튜브/인스타그램 콘텐츠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티빙 풀영상 바로 시청한 사람
: 시즌1을 재밌게 봐서 시즌2도 궁금했던 '어차피 볼 사람'
유튜브/인스타그램으로 처음 접한 사람
: 화제의 장면이 궁금해서 보다 보니 결국 전체 스토리가 궁금해져서 본편을 시청한 '영업 당한 사람'
잠재 고객들이 모여있는 유튜브/인스타그램에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들이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지가 프로그램 성공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인스타그램의 소셜 기능(댓글/공유 등)은 해당 프로그램을 더욱 즐기고 몰입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 :D레터에서 Z세대에게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대다수가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보는 재미'를 이유로 꼽기도 했죠.
이처럼 디지털 숏폼 콘텐츠들은 프로그램을 인지하고, 즐기게끔 도와줍니다.
오늘 :D레터는 이러한 디지털 콘텐츠의 힘을 장르별 사례와 함께 살펴볼게요!
올해 두 편의 드라마가 놀라운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며 화제가 됐었죠. 동시간대 10위로 출발해 1위를 찍은 <나의 해방일지>와 0%대 시청률에서 출발해 결국 8%를 찍고 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그 주인공입니다. (2049남녀/수도권 기준)
드라마는 설정/스토리가 연결되는 장르적 특성상 시청자들이 중간에 유입되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드라마들은 어마어마한 디지털 소비 지표를 만들어내며 본방 성과마저 폭풍 성장시켰습니다.
<나의 해방일지> 방영 기간 동안 각종 디지털, TV 지표는 모두 유사한 패턴으로 움직였습니다. 극 중반부 구씨와 미정이의 '추앙'이 시작된 이후 관련 유튜브 클립/쇼츠의 조회수 폭증, 각종 커뮤니티 언급량 폭증과 함께 TV 시청률 역시 1위를 찍었습니다. 모든 플랫폼에서 피크를 찍은 거죠. ✔️
※ 유튜브 조회수/발행량 : 공식 및 비공식 채널의 클립+쇼츠 전체 수집
※ Engagement :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좋아요수/댓글수/공유수 (출처-Tubular)
우영우 역시 어마어마한 양의 유튜브 클립/쇼츠가 쏟아지면서 활발한 시청자 영업이 이뤄졌습니다. 이러한 소셜 버즈 생산 활동이 본방 방영일과 유사하게 일어나면서 본방 시청을 자극했고, 이는 시청률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우영우는 저작권 제한 없이 시청자들이 마음껏 클립/쇼츠를 생산하면서 소셜 바이럴 확산을 부추겼고, 시청자들의 자발적 마케팅에 힘입어 우영우는 결국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이상한변호사 우영우> 일자별 소셜 버즈 추이
(본방에 맞춰 급증하는 패턴..!)
지난 :D레터에서 다양한 지표간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적이 있죠.
드라마는 숏폼과 본편 각각의 역할이 따로 있기 때문에, 디지털 지표와 본편 지표가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지닌다고 했습니다. 즉 유튜브 클립이나 커뮤니티 게시물이 본편 시청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디지털 지표가 상승하면 본편 시청도 상승하고, 디지털 지표가 하락하면 본편 시청도 하락한다는 거죠. 흥행 드라마 옆에는 활발한 디지털 숏폼 소비가 함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방송사 레귤러 예능 중 유일하게 꾸준한 조회수를 확보하며 항상 조회수 상위권에 드는 예능이 있는데요. 바로 <런닝맨>입니다. 마치 두터운 고정 소비층이 존재하는 듯 조회수 기복이 거의 없으면서 동시에 높은 조회수를 확보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소비자 참여(좋아요+댓글+공유)를 수치화한 Engagement 지수 또한 런닝맨이 단연 1등입니다. 어떻게 런닝맨이 일반 시청자를 고관여자로 만들어 참여를 이끌어냈는지 그 비법을 찾아봤습니다!
런닝맨이 출연진-제작진 케미 맛집인 건 맞으나.. TV로 방송 전체를 다 봐야지만 그 사실을 알 수 있었죠. 유튜브에 제작진을 주제로 한 매시업이 올라오기 전까지는요! 아래 '런닝맨보필PD'라는 제목의 매시업은 많은 시청자 호응을 얻으며 이후 같은 주제로 추가로 제작되었고요. 다른 제작진들로 확장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이 라인업이 이렇게까지 잘 된 이유는 단순 재미뿐만 아니라 '현장감'이 담겼기 때문입니다. (사실 편집되었어도 무방할..) 출연진과 제작진의 대화는 시청자도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이를 통해 시청자는 내적 친밀감을 쌓았는데요. 출연진-제작진-시청자 케미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또한 '런닝맨' 유튜브 공식 채널은 단순히 선공개/후공개 영상이나 3분 내외의 방송 클립이 올라오는 일반적인 공급자 채널의 기능을 넘어, IP를 활용해 제작진과 팬들이 함께 놀고 즐기는 놀이터가 되고 있는데요.
제작진 클립 외에도 팬이어야만 알 수 있는 밈을 제목에 활용하기도 하고요. 만우절에는 트레이드마크인 대충 지은 제목 대신 장문의 제목과 메타로 갑자기 구독자들에게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_<.. (누구보다 죽이 잘 맞는 공동운영자가 된 모습..)
그리고 팬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이들에겐 IP를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공식 클립 중에서도 또 재밌는 부분을 가져와 UGC로 재가공하고 이를 많은 사람과 즐기죠. (재밌는 거 중에서도 재밌는 거..)
앞서 보여드렸던 런닝맨의 Engagement를 자세히 살펴보면, 소비자의 활동 영역은 유튜브뿐만 아니라 틱톡, 인스타그램까지 다양합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IP를 즐기고 있죠.
특히 런닝맨의 해외팬들이 자막만 추가해 틱톡에 업로드한 UGC들은 글로벌 소비를 이끌며, 여기서 또 각국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영상들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알고리즘에 탑승, 한국인들의 피드에 등장하곤 합니다. (한국IP를 외국인이 업로드하고 다시 한국인이 보는 디지털 생태계..)
이렇게 런닝맨에 스며든 시청자들은, 유튜브에서는 또 다양한 매시업으로 입맛에 맞게 소비를 이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시청자와 함께 설계한 끊임없는 소비의 장이 런닝맨을 성공한 IP로 이끌고 있습니다. ♻️
(성공한 IP의 정의는 지난 :D레터를 참고해 주세요!)
올 초 비슷비슷했던 주요 지상파 및 종편 뉴스 채널의 유튜브 성과가 시간이 흐를수록 <MBC뉴스>의 압도적인 승리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큰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MBC뉴스>는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지난 8월, 수도권 집중 호우 보도로 월 5억뷰를 넘기며 뉴스 채널 조회수의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사실 업로드 한 클립수는 경쟁사와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KBS뉴스>가 더 많은 클립을 발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MBC뉴스>의 성장 비결이 무엇인지, :D레터가 유튜브의 주요 뉴스 채널들을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MBC뉴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경쟁사 대비 유튜브향 클립 개발에 힘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TV 뉴스의 코너들을 그대로 활용해서 업로드하는 방식(ex. JTBC 뉴스룸의 백프리핑, 크로스체크, 밀착카메라 등)을 주로 취하고 있는 반면, MBC는 유튜브 only 코너를 여러 개 기획하여 경쟁사와 차별화하고 있는데요.
좀 더 상세히 코너들을 살펴보면,
- 뉴스를 빠르게 돌려보거나 소리를 듣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시청자들을 위한 '자막뉴스'
- 오늘 가장 중요한 뉴스를 TV 방영과 상관 없이 최대한 빨리 전달하는 '오늘 이 뉴스'
- 제보 영상들을 엮어 빠르게 선보이는 '보이는 뉴스'
- 특정 주제에 대해 과거 뉴스 클립, 라디오 인터뷰 등 여러 영상 소스를 조합하여 심층 보도하는 '뉴스.zip'
이와 같은 유튜브 기획형 클립들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굉장히 폭발적이었는데요. 올해 <MBC뉴스> 채널에서 2백만뷰 이상 달성한 클립 총 174개 중 약 52%가 이 유튜브 only 코너에서 발생했습니다.
또한 <MBC 뉴스>는 쇼츠, 라이브스트리밍 등 유튜브의 다양한 포맷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쇼츠를 경쟁사들 대비 약 3~10배가량 더 많이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조회수 확보 및 신규 시청자 유입에 유리할 수밖에 없었겠죠.
라이브 스트리밍 또한 단순히 메인 뉴스데스크만 온에어 하지 않고, 뒤이어 방송하는 시사 프로그램까지 함께 스트리밍 하면서 동시 시청을 유도하기도 하고, (ex. 뉴스데스크>뜨거운세계, 뉴스데스크>스트레이트), 콜라보 형태의 라이브 방송 <뉴스프리데스크X딩딩대학> 등 유튜브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특색 있는 시도들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TV가 아닌 유튜브에 최적화시킨 콘텐츠 기획, 그리고 채널 운영이 <MBC 뉴스>의 성공 요인이라고 정리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직관적이고 강렬한 (때로는 비판적인..) 메시지가 더해져 유튜브 사용자들의 클릭을 유도합니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 유튜브 키워드 검색량에서도 <MBC 뉴스>가 경쟁사들을 큰 폭으로 제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채널 운영 성과가 시청자들의 언론사에 대한 직접적 관심과 선호까지 연결되어, 소비자들이 먼저 검색해서 찾아오는 뉴스 채널로 성장하고 있는 거죠.
디글 Z세대 Insight Pick!
제가 최근 유튜브에서 시청하는 콘텐츠는 바로 바로 <응답하라>시리즈입니다! :D레터 구독자분들도 최근 유튜브 추천 동영상에 <응답하라>시리즈가 등장하진 않으셨나요? (콘텐츠가 차고 넘치는 2022년에..) 약 10년 전 콘텐츠가 다시 끌올되어 소비되고 있는 이유,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먼저 <응답하라>시리즈를 다시 접한 것은 UGC 쇼츠 채널이었는데요. 해당 채널에서 다량으로 발행된 쇼츠들은 쇼츠 피드를 장악하며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디글에서는 <응답하라> 시리즈 유튜브 클립의 썸네일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요즘 많이 보이는 '리뷰 채널' 느낌의 스타일을 적용하거나 MBTI 등의 소재를 썸네일에 직접 활용하며 마치 방금 올라온 듯한 클립으로 재탄생시킨거죠. 이에 10월 'tvN D ENT' 채널에서 리뉴얼 된 클립들의 조회수는 전월 대비 약 544% 상승했습니다. (소소한 UGC에서 시작해 클립 재흥행을 이룬.. 완전 운영.. 그 잡채..)
그럼 <응답하라 1994> 그리고 MBTI 과몰입러들 모두를 다시 불러들인, 리뉴얼 된 <응답하라 1994>의 클립 중 하나 전달드리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