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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선우 Apr 01. 2022

리듬게임과 공감각적 경험

시각과 청각 촉각을 넘어 가사해석까지 시켜주는 감각 압축 게임 장르

리듬게임이란, 말 그대로 음악을 소재로한 게임으로, 그 중에서도 박자에 맞추어 패널을 터치하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노스텔지어, 기타도라 시리즈 등), 특정 기구를 휘두르는(태고의 달인, 비트세이버 등) 게임을 말한다. 리듬게임의 시초는 오락실 게임인 만큼, 특정한 공간에 가서 돈을 써야 하며, 같이 순수하게 자신의 컨트롤에 따라 그 결과가 나오는 만큼, 진입장벽이 높고 마니아층이 확실한 편이다.


물론 모바일 게임으로 리듬게임이 많이 출시되면서 입문의 턱은 다소 낮아졌고, 음악이라는 공통점을 매개로 각종 아이돌게임(뱅드림, 앙상블 스타즈, 아이돌마스터즈, 러브라이브 등)과 합작하면서 지금은 제법 많은 수의 팬층을 보유한 장르라고 봐도 좋을듯 하다. 여기서는 수집의 요소를 제외한 리듬게임 그 자체가 갖는 매력에 관해 이야기 해 보겠다.


리듬게임은 당연히 음악이 중심이 되는 만큼 청각이 중심이 되는 게임이다. 게임에서 배경음악과 사운드 이펙트가 주는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액션이나 RPG에서 타격감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타격 효과음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듬게임에서는 청각 외에 중요시 되는 부분들이 몇가지 더 있다.


일본의 게임 제작사인 코나미사는 오락실 리듬게임인 <비트마니아>를 출시하며 '보는 것이 멋있는 게임'이라는 캐치프라이즈를 걸었다. 본인이 플레이 하지 않더라도 대기를 하거나 친구의 게임을 구경하는 등,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 오락실에서 코나미의 전략은 효과적이었고, 이 때문에 리듬게임들은 기체 자체가 뒤에서 보기에 화려하고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거나(유비트, 온게키, 사운드 볼텍스 등), 플레이어의 플레이 행위 자체가 화려한(마이마이,  비트세이버, DDR등)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화려함은 모바일 및 PC 리듬게임에 까지 이어졌다. 그것이 채보의 화려함이다. <osu!>, <Cytus>, <Lanota>와 같은 독특한 채보 형태를 가진 게임들의 경우 플레이 영상을 보는 것 만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로 화려한 화면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장치는 청각인 음악을 단순히 시각화 시킬 뿐 아니라, 그것이 정확히 청각적 자극과 일치 한다는 쾌감, 그리고 화려함까지 다양한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리듬게임하면 떠올리는, 하단에 판정이 있는 낙하식 슬라이드 구조(Deemo, Superstar 시리즈외 다수)의 경우 홀드(롱 탭) 과 일반(숏 탭) 채보, 슬라이드(플립)등을 활용하여 특정 부분에서 가사를 시각화 시킴으로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일례로 <프로젝트 세카이>에서는 Hachi의 노래 '마트료시카'의 Expert 및 Master 모드에서 1,2,3,4와 같은 숫자들을 롱탭으로 표현했고, <츄니즘>에서는 '치르노의 퍼펙트 산수교실' 에서 치르노의 상징색인 푸른색 탭(논터치 탭)을 사용하여 마법진과 같은 형태의 모양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리듬게임이 보여주는 공감각적 영역은, 그것이 영상이나 소리가 아닌 게임이기에 가질 수 있는 부분인 촉각의 영역이다. 리듬게임은 내가 듣고 있는 것이, 정확히 박자감으로 시각화되고, 그것을 손으로 맞춘다로 완성되는 분야이다. 그렇기에 오락실 리듬게임에서는 키감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사운드 볼텍스>에, <EZ2DJ>등에서 회전 패널을 사용하고, <MUSECA>나 <온게키>에서 실리콘 재질의 누르는 감각이 있는 거대한 버튼을 사용하는등이 이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터치패널이나 아케이드 게임의 버튼과 같이 작동을 위한 누름 뿐 아니라, 누른다. 그리고 정확히 눌렀다는 소리가 난다의 부분 모두를 만족시켜주기 위한 장치이다.


모바일 및 PC버전에서도 이런 경험을 살리기 위해 터치시 진동 혹은 터치음이 발생하도록 하는 기능이 존재한다. 리듬게임은 청각, 시각, 촉각의 세가지 요소를 2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동시다발적으로 경험하게 한다는 데에서 다른 장르의 게임들에 비해 공감각적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리듬게임으로 접한 노래는 일반적으로 듣는 노래보다 오래 기억하거나 좋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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