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오늘도 괜찮은 척

by 노랑다랑

퇴근길, 습관처럼 같은 카페에 들렀다. 늘 마시던 오트라떼를 주문하고, 창가 자리에 앉는다.

밖은 이미 어둡고, 거리엔 말 없는 분주함만 흐른다.


나는 오늘도 무사한 척을 했다.

“괜찮아요.”

입에 붙은 그 말은 어느새 내 표정과 동기화됐다.

진심은 뒤로 밀린 채, 말이 먼저 나온다.


사실은 괜찮지 않았다.

출근 전부터 머릿속은 뿌옇게 지워졌고, 누군가 말을 걸기만 해도 숨이 가빠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몸과 마음은 계속 소란스러웠다.


그래도 괜찮은 척을 한다.

그게 더 편하니까. 아니, 솔직히 말하면 더 안전하니까.

감정을 드러내면 그 틈으로 무언가 스며들까 두렵다.


어쩌면 나는,

익숙하지 않은 내가 될까 봐,

익숙한 어색함을 선택한 건지도 모른다.


오늘도 괜찮은 척은 성공했다.

하지만 그 작고 반복되는 성공이, 나를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다는 걸 안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