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가는 감각
희귀병 판정을 받았을 때, 이상하리만치 아무 감정이 없었다.
'숨참'이라는 단어가 현실감 없이 다가왔고, 나는 정말 숨이 차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판정 후 1~2년이 지나면서, 뭔가 이상한 감각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예정된 결과였던 걸까.
지금 생각해보면, 예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
예전 건강검진에는 폐기능 검사가 포함돼 있었다.
그 검사는 늘 힘들었다.
주변 사람들도 “다 그런 거야”라고 말하길래, 그냥 그런 줄 알았다.
그러다 6년 전, 헬스장에서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폐기능을 측정하게 됐다.
결과는 ‘60대 수준’.
그저 웃어넘겼다.
그 후로 수영도 다녀보고, 운동도 해봤지만…
이제는 숨이 찬다는 감각이 진짜로 느껴진다.
걸을 때는 천천히 걸어야 하고,
조금만 뛰어도 심장이 쿵쾅쿵쾅 그 떨림이 온몸에 울려 퍼진다.
나아졌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그 감정은 언제나 불안함과 함께 온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이 감각과는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억지로 이겨내는 게 아니라, 긴 호흡을 가지고 천천히 나아가는 것.
요가 수련을 하며, 나는 종종 아무 생각이 없다가도
문득 생각이 쏟아지듯 스쳐간다.
이제는 그런 생각들을 흘려보내려 노력 중이다.
호흡이란 단어가 예전엔 그저 생리적인 행위였다면,
지금은 삶의 리듬이자 나의 속도를 가늠하는 지표가 되었다.
나는 이제 안다.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살아있다는 증거임을.
그리고 이 호흡이,
곧 나의 여정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