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연결되는 삶

불완전한 복귀 속에서 나와 조율 중

by 노랑다랑

진단받기 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간 건 아니다.

아니, 어쩌면 돌아간다는 말 자체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지금의 나는 다르게 움직이고,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생각한다.

여전히 조심스럽다. 사람들과 마주 앉는 일도, 일터에 앉아 있는 시간도,

나를 둘러싼 세상이 너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조금 느리게 움직이고자 하지만,

아직도 그 흐름을 쫓다가 지치기를 반복하곤 한다.

지금은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 사이의 간격을 천천히 조율해나가는 중이다.


사람들은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고, 대부분은 예전과 같은 말투로 인사한다.

하지만 나는 내내 휑함을 느낀다.

대화의 틈마다 ‘내가 아픈 사람’이라는 사실이 불쑥 떠오른다.

정말 괜찮냐는 물음에 얼른 “응, 괜찮아”라고 말해버린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나는 내 속도가 아직 세상의 속도와 같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아주 가끔은, 정말 ‘괜찮다’는 느낌이 찾아오기도 한다.

커피를 마시며 웃을 때, 요가 수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오랜 친구와 수다를 떨 때.

예전과 똑같지는 않지만, 조금은 가까워졌다는 안도감이 스친다.


그럴 때마다 나는 혼자 되뇌인다.

돌아간 게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중이라고.

같은 자리로 되돌아온 게 아니라

새로운 삶의 모양을 조심스럽게 맞춰가고 있는 중이라고.


완전한 복귀는 없다.

하지만 나와 나를 둘러싼 것들을 매일 조금씩 이해하고, 맞추고,

불안한 틈을 다독이며 살아가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삶과의 다시 연결’이라는 점에서 충분하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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