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향하는 속도
서로 다른 우리가 만나 함께할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결이 비슷한데 반대되는 사람이었다
상대는 결과까지 과정에 신중한 사람 나는 결과를 위해 추진하는 힘은 강한데 섬세하지 못한 사람,
상대는 자기 실속은 챙기며 적당히 열심히 하는 사람 나는 실속 챙기는 법 모르고 열심히만 하는 사람,
상대는 감정을 읽어낼 줄 아는 사람 나는 감정을 외면할줄 아는 사람이었다
서로 6살 차이가 났고 상대는 34살 나는 28살 결혼이 빠르면서도 적령기라고 말을 하는 나이였다
결혼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하였으나 2년 뒤쯤 이라는 말만 할 뿐 명확하게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이 연애가 결국 시간낭비만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때 아빠가 연락이 왔다
이런저런 안부연락이었으나 우리 아빠 이런저런 내 생각을 얘기하니 딱한 마디 하시더라
: 남자가 결혼을 생각하는 건 한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건데 그 부담감이 얼마나 큰 줄 아냐, 지운이도 이직한 지 1년도 안된 상황이잖아 2년 뒤에 생각하자고 한다며 상황적으로 안정이 될 때 자기가 준비가 되었을 때 말을 하게 기다려줘라 괜히 옆에서 보채면 도망간다
내 머리도 안다고.. 그래도 확신이 필요한 마음은 어쩔수 없잖아..
차라리 2년뒤 4월달에 결혼을 생각할거니까 우리 그때까지 어떤걸 계획하며 준비해봅시다 한다면 모를까 아직 시간이 많이남았기에 천천히 생각해도 된다 말을하는 남자친구에게 나는 계속 채워지지않는 확신을 받고싶어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남자친구가 그런 걸 물어봤던 것 같다
: 내가 차를 사려고 하는데 혹시 국산차도 괜찮아요? 나는 혹시나 국산차를 싫어하면 외제차로 사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함께 타야 하니까 의견을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나는 이 말을 왜 나한테 물어보는지 의문이었다 내가 속물인지 확인하는 건가?? 싶었지 사실..
사실 내 돈으로 사는 게 아닌 이상 별 관심이 없는데 차에 대한 무지한나는 나의 지식의 테스트인가 싶어 차종류와 특징 이런 걸 찾아보고 신중하게 답을 해야 하나, 아니면 트렌드와 시장조사를 파악하여 결국 이 고객님이 뭘 원하는지 알기 위해 질문을 해아햐 하는 걸까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그 의미가 궁금하여 조심스레 물어보았더니 차를 구매하는데 자신이 원하는 차로 구매했을 때 같이 타는 입장에 마음에 안들수도 있으니까 생각이 어떠할지 물어보는 거라고 순수한 의도를 말을 하는 것이다
나 혼자 총들고 전쟁하러 갈뻔했다
: 나는 국산차도 외제차도 상관없어요 근데 외제차를 원하면 가능해요? 막 저기 굴러가는 밴츠? 도깨비아저씨가 타고 다니던 그 마세라티? 전부다?
: 아니요.. 그렇게 모다돈 돈이 많지 않아요 하하하 근데 그건 나중에 살 수 있어요!
이 대화에 얼마나 웃었는지 당장 구매 못하지만 나중에는 살 수 있다고 말하는 모습이 너무 솔직해서 귀여웠다 요즘 차테크라고 말들 많은데 물론 그들의 선택이지만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였다가 밀려드는 할부금에 허덕이는 사람을 주변에서 여럿 보았었다 근데 이 사람은 상대의 의견을 물어봐주지만 자신의 상황이 안되는 걸 포장하려 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이 좋았다
이런 걸 물어보는 남자는 처음이었다 아니 남자들이 이런 걸 물어보나? 아주 배려가 많은 사람들은 간혹 물어도 보는 걸까?? 이상한 매력이 라고 느껴졌다
: 지금 지운씨 재정상황에 맞게 할 수 있는 선택을 해요 난 지운씨가 하는 선택을 따를거예요 지금 어떤 선택을 하든 평생 탈것도 아니고 나중에 나도 투자할테니까 그때 우리 더 좋은 차로 바꾸기로 해요!
: 좋아요~ 일단 차를 사고 어쩌면 아이가 생겼을때도 이 차를 타야할지 모르니까 안전한차로 준비해볼께요
그렇게 바로 차를 구매한 그는 이젠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다니면서 좋은거 많이 보여줄수있고 맛있는것도 함께 먹으로 다닐수있다고 말하며 언젠가 아이가 생겨도 걱정없다고 다행이라고 말을하며 웃던모습이 기억난다
이사람의 속도가 이런건가 보다 성격급한 나에게 조금씩이지만 명확하게 행동으로 보여주며 안정감을 전해주고있었다 과정에 신중한 사람을 만나 결론을 위해 달려가는 내가 계획을 미리 세우며 걷지 않고 과정들을 하나하나 밟아가면서 알아간다는 게 답답하기도 하고 숨 막히기도 하지만 이 사람의 속도에 발맞춰 가보고 싶어졌다 어쩌면 지난 시간 바쁘게 뛰어가던 나는 지나침으로써 외면하고 싶었던 것들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걷다 보면 내가 외면하고 있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마주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지만 뭔가 이사람과 함께라면 지나친 모든걸 마주할 용기를 낼수있을것같단 생각이 드니까 그렇게 걷다 보면 좀더 행복한 모습의 내가 나를 기다리고있을거란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