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내 마음 속 작은 미로, 그 안에서 만난 풍경들
도시는 수많은 길로 이루어져 있다. 누구나 걷는 대로변이 있고, 누군가는 우연히 발견하는 골목이 있다.
그 속에 나만 알고 있는 장소가 있다면, 그건 도시가 나에게만 들려준 비밀일 것이다.
그 장소는 화려하지 않다. 간판도 없고,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마음이 흐릿해질 때마다 조용히 찾아가 앉는 곳.
누군가에겐 지나가는 거리의 일부지만, 나에겐 ‘머무는’ 공간이다.
처음 그곳을 알게 된 건, 아주 우연한 날이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길을 피해 돌고 돌아가다, 작은 철제 계단을 발견했다.
그 아래로 이어진 반지하의 창, 그리고 좁은 벽 틈 사이로 햇살이 조용히 내려앉는 풍경.
그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곳엔 오래된 의자 하나가 놓여 있었고, 가끔 이름 모를 고양이 한 마리가 다녀갔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화분엔 계절마다 다른 잎이 자랐다.
그 평범하고도 사소한 것들이, 내겐 너무도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곳은 도시가 보여주는 얼굴과는 조금 다른, 도시의 ‘속마음’ 같은 장소였다.
나는 그곳에서 많은 생각을 정리했다.
헤어짐을 겪고 처음으로 혼자 울었던 날도, 큰 결정을 앞두고 망설이던 날도.
사람들 틈에선 말할 수 없던 이야기들이, 그 좁은 골목에선 조용히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런 순간마다 나는 깨달았다.
비밀 장소라는 건 장소 자체보다도, 그 안에서 마주한 내 마음 때문에 특별해진다는 걸.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얼마나 소중한 걸 놓치고 싶지 않았는지.
그 모든 감정을 비밀스럽게 흘려보낼 수 있는 공간.
그래서 그곳은 도시의 일부이자, 나만의 작은 미로였다.
지금도 나는 가끔 그곳을 찾는다.
누군가는 무심히 지나치는 골목 어귀,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회색 계단.
하지만 나는 안다. 그곳은 한때의 내가 숨 쉬던 자리였고, 여전히 내 마음의 한쪽을 지키고 있는 풍경이라는 걸.
도시는 매일 변하지만, 그 비밀 장소만큼은 늘 거기 있다.
조용히, 나를 기다리는 듯이.
언제든 다시 미로를 헤매게 될 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