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 작은 공간에서의 생활
오늘,
나는 또 한 번
나만의 작은 공간으로 이사를 왔다.
치약, 칫솔, 수건, 속옷,
로션, 선크림, 헤어젤, 충전기,
미니 선풍기와 종이컵,
텀블러, 마스크, 휴지, 물티슈, 슬리퍼.
그리고 작은 캐리어 하나.
그 안에 내가 2주간 지낼
생활의 전부를 담아왔다.
커튼 하나로 나뉜 사적인 경계,
혼자 누울 수 있는 1인용 침대.
작은 냉장고가 있고,
문 너머엔 다 같이 사용하는
세면대와 화장실이 있다.
어디냐고 묻는다면,
여긴—
병원이다.
그리고 나는
병실의 세 번째 입주자다.
조용한 공간이다.
누군가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는.
“○○님?”
혈압을 재러 오고,
주사를 놓으러 오고,
문은 수시로 열린다.
고요는 자주 깨어지고,
낯선 사람들은 매번 바뀐다.
나는 그저 침대 위에 누운 채
아프지 않은 척
조용히 이 공간에 적응한다.
이곳은,
몸을 낫게 하려는 곳이지만
마음은 자꾸 움츠러드는 곳이다.
오늘 저녁은 미음이다
혼자 있는 듯
혼자가 아닌,
그런 나만의 작은 공간.
오늘도 나는
이곳에서
나를 다독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