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살아가는 방향의 정답은 무엇인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언가를 잃는 일이 아니다

by 마음쉘터

내가 처음 '어른'이라는 단어를 또렷이 인식한 건,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늦은 밤, 식탁 위에 던져진 고요한 질문. "이건 누가 감당할 거야?"

그 질문 앞에서 고개를 돌릴 수 없는 사람을 우리는 어른이라 불렀다.


그러나 그건 단지 어른이 '책임지는 존재'라는, 너무나 평면적인 정의일 뿐이었다.

나이를 먹으며 알게 됐다. 어른이라는 존재는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도 보지 않는 틈에서 슬쩍 울음을 삼키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걸.


정답은 없지만, 방향은 있다.


많은 이들이 "어른답게 살아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엔 함정이 있다.

어른답게라는 말은 너무도 모호해서, 누구에게나 다른 답을 쥐어준다.

어떤 이는 묵묵히 참고 견디는 걸 어른다움이라 하고,

또 어떤 이는 제 감정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용기를 어른다움이라 말한다.


그래서 묻게 된다.

"어른이 살아가는 방향의 정답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이 질문에 '정답'을 대체할 단어를 찾았다.

그건 "균형"이다.

고요한 평형이 아니라, 끊임없이 기우는 자신을 다시 돌아 세우는 균형감각.


바람이 불어와도 넘치지 않고,

사람이 떠나가도 쏟아지지 않는 그런 균형.

자기 삶의 중심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끝없이 조율하는 것.

나는 그것이 어른의 방향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흔히 어른이 된다는 걸 '잃는 일'이라 배운다.

순수함을 잃고, 열정을 잃고, 사랑에 쉽게 지치고, 꿈을 포기하는 일.

하지만 그건 반쪽짜리 진실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오히려,

더 많은 감정을 알아가는 일이다.

어린 시절엔 몰랐던 모호함, 이해할 수 없던 타인의 고통,

그리고 예전 같지 않은 자신을 끌어안는 방법.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물러서고, 다시 다가가는 모든 기술이

조용한 마음속에 하나둘 쌓여가는 것.

그게 어른이 되는 길이다.


그러니 어른이 살아가는 방향에 정답은 없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동시에 품으려는 사람.

그가 결국, 가장 어른다운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어른은 나이로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다.

스무 살에도 어른인 사람이 있고, 쉰이 넘어도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이 있다.


중요한 건,

자신의 삶을 누군가의 삶과 비교하지 않고,

타인의 기대와 자신의 진심 사이에서 길을 낼 줄 아는 용기다.


가끔은 어른이라는 무게에 짓눌리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무게를 들고 다시 걷는 걸 선택하는 사람.

한 치 앞도 모르지만 오늘 하루를 정직하게 살아내는 사람.


그 사람이,

가장 어른다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어른의 삶은 정답지가 아니라 초안에 가깝다.

오늘 실수한 감정을 고치고,

어제 놓친 말 한마디를 오늘 적어 넣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매일같이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그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성실한 고백은 가능하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아주 조용히,

내 삶의 문장을 한 줄 더 써본다.

틀릴 수도 있고, 지워질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매일 써 내려가는 것.

그게 내가 찾은 어른의 방향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보이지 않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