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면 자연스럽게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 생긴다.
시간, 체력, 나만의 세계, 그리고 꿈까지도.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나는 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다.
두 아이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나로 살고 있는 걸까.'
엄마라는 이름은 분명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라는 사람의 설명이 그 한 단어로만 끝나는 것 같아 나라는 감각은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더 이상 나를 버리고 살 수 없었다. 그래서 엄마가 되었지만,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엄마가 되고 나서 나는 많은 것을 해내고 있었다. 아이를 챙기고, 집을 돌보고, 하루를 무사히 끝내는 일. 하지만 누군가 "너는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으면 나는 말문이 막혔다. 읽고 쓰는 시간은 자꾸만 밀려났고, 꿈은 '언젠가'라는 말 뒤에 숨겨두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조금씩 나를 잃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아이와 나란히 앉아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꿈을 말했고, 누군가는 실패를 안고도 다시 무대 위에 서 있었다. 그 장면을 보며 아이보다 먼저 내 마음이 반응했다.
이렇게 하루하루 나를 미루며 살아가다 보면,
나는 아이에게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그 순간부터, 나는 나를 미루지 않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어른의 모습은 늘 참고 견디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나는 완벽한 엄마도, 대단한 작가도 아니다.
다만 분명한 건 두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나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매일 다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아이의 하루를 지켜내며,
내 삶의 방향도 함께 지켜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