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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시러브 Oct 17. 2022

미스터리로 남은 그날.


 미스터리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


 고등학생 때, 버스정류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친구와 나는 사복을 입고 있었고, 학원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엔 우리뿐이었다.

당시에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차도 많이 지나다니지 않았다. 그날따라 더 휑한 느낌이랄까.


 한참 수다를 떨고 있던 우리 앞에 갑자기 택시 한 대가 선다. 그러더니 대뜸,


"타세요!"

"네?"

"가는 데까지 그냥 태워줄게요. 타세요!"


택시를 잡으려는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당황스러웠지만 단호하게 바로 대답했다.


"아니에요. 저희는 버스 타고 갈 거예요."


 택시는 다시 출발했다.


 뭐지? 하는 생각으로 택시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그. 런. 데.

뒷좌석에서 사람이 일어나는 형체가 보이는 게 아닌가.

헉. 뒷좌석을 자세히 살펴볼 겨를도 없었지만, 당연히 빈 택시겠거니 싶었기 때문에 우리는 화들짝 놀랐다.


"야 뭐야?"

"몰라!! 뒷좌석에 사람이 있었던 거야?!"

"우리가 택시 타겠다는 제스처도 하지 않았는데, 대뜸 그냥 타라고 하더니. 뒷좌석에 있던 사람은 뭐야??"

"그니까..."


 당시에 어려서일까. 무조건 막 무섭다기보단 약간 어리둥절에 가까웠다. 하지만 곱씹어 볼수록 점점 무섭고 소름 끼치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감지를 해서 택시에 타지 않은 건 잘했지만, 택시 번호를 외워뒀어야 했나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진짜 택시가 맞는지 의심도 됐고..


 다음 날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그대로 들려주었다. 다들 소리 지르며 소름 돋는다고 했다. 너네 그 택시 안 탄 거 잘했다며, 안도하고 걱정해주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드는 의문이 있다. 우린 둘이었지 않은가. 어떻게 하려고 했던 걸까?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그렇다고 굳이 상상하고 싶진 않다. 깊이 파헤치기도 무섭고. 그래서 우리에겐 그저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과연 그 택시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그 일이 있기 2년 전인가. 그날 같이 있었던 친구에게 있었던 또 다른 일이다.


 어느 날 버스 타러 혼자 걸어가고 있던 내 친구.

그런데 옆으로 차 한 대가 붙더니 창문을 내리고 어떤 남자가 말을 걸었다. "어디 가세요?"라고.


"네?"

"제가 가는 곳까지 태워 줄게요. 타세요!"

"왜요?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마음에 들어서 그래요. 타세요!"

"아니에요. 저 진짜 괜찮아요."

"원하면 돈도 줄 수 있어요!"


 마침 버스가 오는 걸 발견한 친구는, "버스 왔어요!"라고 말하고는 뛰어갔다.


 버스에 탄 친구는 그제야 다리에 힘이 쫙 풀렸단다.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까지 소름이 끼쳤었다.

어쨌든 친구가 결국 그 차를 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얼마나 다행인가 싶고.


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최근에는 아동 성범죄자 OOO 씨가 출소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이 분노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은 왜, 예전이나 지금이나 끊이질 않을까?


 지금은 예전에 비해 CCTV가 많이 설치되어 우리가 겪었던 일들과 비슷한 사건들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이 여전히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그루밍 성범죄가 심각하다.


 그루밍 성범죄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다정하게 접근하거나 호감을 얻어 신뢰를 쌓은 뒤 심리적으로 지배해서 성범죄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우선 아동들, 학생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거나 초기에 거절할 수 있도록 각 가정과 학교에서 적극적이고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 이웃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도 필요하겠고, 전문가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그루밍'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사전에 잘 대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어른들은 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더욱 강도 높은 수사와 예방활동을 하는 등 아이들과 청소년을 보호할 방법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봐야 한다.


 온라인상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어 아동과 청소년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모두 힘써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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