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 유대인인 그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3년 동안 네 곳의 강제 수용소에서 보냈다. 상상을 초월하는 최악의 그곳에서 그는 용감하게 맞서 싸웠다. 불안과 우울. 공허. 추위. 배고픔. 죽음의 공포. 이 모든 것들을 극복한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준 인물이다.
20세기 가장 잔인한 범죄 중 하나인 '홀로코스트'.
이것은 제2차 세계 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을 말한다.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유대인 민간인과 포로들을 가스실, 총살, 강제 노동, 계획된 영양실조, 생체실험 등의 방법으로 학살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600만 명에 가까운 유대인들이 학살되었다.
1,500명의 사람들이 기차를 타고 며칠 밤낮을 계속해서 달려 도착한 곳은, 아우슈비츠였다. 가스실, 화장터, 대학살. 그 모든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이름. 그곳에 도착하고, 삶과 죽음을 가르는 첫 번째 판결이 난다. 90%는 죽음을 선고받았다. 가까스로 통과한 그는 또 한 번 충격을 경험한다. 갖고 있던 모든 것을 빼앗기며, 지금까지의 인생 전부를 박탈당한다. 가진 것을 모두 잃고, 모든 가치가 파멸당한 채 어떻게 견뎌냈으며, 어떻게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씻지도 못하고, 옷 한 벌로 몇 개월씩 버텨야 하고, 잠도 부족하고, 춥고 배고프고. 폭력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잔혹한 환경. 빅터 프랭클은 그 안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끝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삶 속에서, 이런 어려운 상황이 인간에게 정신적으로 자기 자신을 초월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사실을 어떻게 깨달을 수 있을까. 안다 해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강제 수용소에서의 생활은 인간의 영혼을 파헤치고, 그 영혼의 깊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했다. 인간성의 바닥을 목도한 듯하다.
"그럼에도 결국 최종적으로 분석해 보면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지독하게도 잔인한 상황 속에서도 자아를 성찰하고,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은 그에게 경외감이 든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위대한 사상가 빅터 프랭클은 그의 책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갈수록 어둡고 힘들어지는 팬데믹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다.
- 어떤 절망에도 희망이 있다.
- 가혹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도 인간은 자기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
-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에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 인생이란 궁극적으로 이런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찾고, 개개인 앞에 놓인 과제를 수행해 가기 위한 책임을 떠맡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은 그를 보면서, 인간은 어떤 삶의 조건,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 살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고, 우리 인생 도처에서 인간은 운명과 시련을 통해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살면서 어려운 상황이 올 때마다, 빅터 프랭클이 인용한 니체의 말을 기억해야겠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끔찍한 현실을 어떻게든 견딜 수 있는 힘을 얻으려면
살아야 할 이유, 즉 목표가 있어야 한다. 삶의 목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준다.
"그대의 경험, 이 세상 어떤 권력자도 빼앗지 못하리!"
우리 안에 있는 사랑, 살면서 겪었던 고통, 우리가 했던 생각들,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들. 삶에서의 모든 경험은 우리를 존재하게 하고, 성장하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책임감, 시련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 희망을 갖고 고귀한 삶을 살아가자.
"어떤 절망에도 희망이, 어떤 존재에도 살아가는 의미가 있다."
삶의 의미란 끊임없이 변하지만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삶의 의미를 찾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당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시련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세상의 어떤 고통과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기를.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내 머리를 관통했다. 생애 처음으로 나는 그렇게 많은 시인들이 시를 통해 노래하고, 그렇게 많은 사상가들이 최고의 지혜라고 외쳤던 하나의 진리를 깨달았다. 그 진리란 바로 사랑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이고 가장 숭고한 목표라는 것이었다. 나는 인간의 시와 사상과 믿음이 설파하는 숭고한 비밀의 의미를 간파했다."
_빅터 프랭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사람이 자기 운명과 그에 따르는 시련을 받아들이는 과정, 다시 말해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아가는 과정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삶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 삶이 용감하고, 품위 있고, 헌신적인 것이 될 수 있다."
_빅터 프랭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경험뿐이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했던 모든 일, 우리가 했을지도 모르는 훌륭한 생각들, 우리가 겪었던 고통, 이 모든 것들은 비록 과거로 흘러갔지만 결코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우리 존재 안으로 가져왔다. 간직해 왔다는 것도 하나의 존재 방식일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가장 확실한 존재 방식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