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대꾸'라니. 내 생각을 자유롭게 말했을 뿐인데. 아닌 걸 아니라고. 누군가가 남들 앞에서 나를 깎아내리거나 하대했을 때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존중해 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집에서 노는 사람 취급을 당해도 자존심이 상한다.
아플 때를 빼고는 쉬는 날 없이 정말 바쁘게 지내는데 말이다. 독서, 글쓰기, 집안일, 육아, 운동, 기록, 북스타그램, 독서모임 3개, 교회 사역, 마케터 업무 등. 너무 바빠서 유튜브는 개설만 해놓고 영상은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목표들만 이루고 나면 늦더라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최근 1년 여 시간 동안 자존심 상하는 일들이 많았다. 여러모로. 불쾌했고, 속이 상했고, 자괴감마저 들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기엔 괜히 구차하게 느껴지고.
무조건 참아야 할까?
무조건 이해해야 할까?
그냥 넘어가면 되는 걸까?
자존심. 국어사전에 의하면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이다.
누군가가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렸을 때.
자존심이 상했을 때. 자존심이 짓밟혔을 때.
자존심이 상하는 게 당연하다.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마음이 아무리 단단하고 강한 사람이라도 모든 일에서 초연하기란 어렵다. 이때 필요한 건 '자기에 대한 존중'이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타인의 평가에 지배당하지 말고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 상처받은 자존심이 자신을 갉아먹기 전에.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생겼을 때, 현명하게 구분할 줄 알아야겠다.
이것이 자신의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 때문인지.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의 인격 문제인지.
이기고 지고가 중요하지 않은 알량한 자존심 때문인지.
자신의 가치나 긍지와 연결된 긍정적인 요소인지.
최근의 일들을 떠올려 보면, 내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결국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내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마음, 지금보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아니었나 싶다.
어려운 도전을 무조건 피하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실패할지언정 기꺼이 도전해 본다. 그런데 요즘은 '자기 효능감'이 타격을 입었던 것 같다. 자기 효능감은 자기 능력에 대한 확신이다. 이것이 높은 사람일수록 불안이나 스트레스 등 심리적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며 다른 사람에게 지배당하지 않는다. 쉽게 좌절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일에 대한 성공 확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의 한계를 인정하되 쉽게 포기하지 않는.
당당하고 유연한 자존심을 가진.
"다른 사람이 당신을 대하는 태도는 그들의 업보가 된다. 이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당신의 업보가 될 것이다." 웨인 다이어의 말이다.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자존심을 깎아내린 적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다른 사람의 자존심에 관계되는 문제라면, 조심스럽게 다루는 배려가 필요하다. 내 자존심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자존심 또한 소중한 거 아닌가. 특히 다툼이 있을 때 상처 입는 말을 주고받는 일이 많은 것 같다. 화가 나더라도 공격적인 언행을 하지 않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자존심은 너무 약해도 문제고, 너무 강해도 문제가 된다. 공통점은 자존감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자존감 대신 자존심만 지나치게 높으면, 알량한 자존심을 부리느라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살기 쉽다. 그들은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쓴다. 남들과의 비교를 자주 한다. 화를 쉽게 낸다. 반면, 자존감이 너무 약한 사람은 쉽게 무너지고 불안해하고 우울해하고 소극적이며 마음의 회복도 느리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다.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
건강한 자존감, 건강한 자존심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일제강점기를 떠올려 보라.
우리 민족은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던가.
얼마나 굴욕을 당하고 무릎을 꿇어야 했던가.
얼마나 많은 상처와 고통을 겪어야 했던가.
그때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자들이 있다. 김구, 안창호, 안중근 등 여러 독립운동가들이 있지만, 얼마 전이 바로 3월 1일이었기에 유관순 열사가 떠올랐다.
모두가 일제의 강압적인 지배 앞에서 두려움에 떨 때.
당시 18세 소녀였던 그녀는 3.1 만세운동을 주도하여 사람들을 모으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감옥에 갇혀 온갖 고문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옥중에서 숨을 거두었다.
온몸으로 나라를 사랑한 독립운동가 유관순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녀는 당당했다. 끔찍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자존심을 버리지 않았다. 우리는 그에게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진정한 자존심'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
절망 속에서도 독립을 꿈꾸며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낸 유관순 열사처럼, 우리도 우리 자신의 가치를 타인이 함부로 결정하게 두지 말자. 자존심도 지키고,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도 키워내며 목표를 향해 좋아하는 일을 향해 행복한 발걸음을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