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정답일지 아닐지는 모른다.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까. 완벽한 답은 찾기 어렵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면, 삶을 더 지혜롭고 올바른 방향으로 꾸려 가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우리 모두에겐 마음속 스승이 필요하다.
인생의 스승으로 삼고 싶은 세 분의 스승을 만나러 갔다.
먼저, 올해로 104세가 되신 김형석 작가님을 찾아갔다.
지혜롭고 인격이 훌륭한 사람을 좋아한다. 존경스럽다. 김형석 작가님도 그런 분이시다. 게다가 내가 추구하는 인생관, 가치관과도 닮아 있어서 더 배울 점이 많다.
"제 인생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바로 '성장'인데,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죠.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고요. 정말 돈이 아니라 성장이 우리를 더 젊게 해 주고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요?"
"내가 항상 가족들이나 제자들에게 권하는 교훈이 있다. '경제는 중산층에 머물면서 정신적으로는 상위층에 속하는 사람이 행복하며, 사회에도 기여하게 된다.'는 충고이다. 그런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행복을 더 많이 누리도록 되어 있다." _<백 년을 살아보니>.
"과연, 지혜로운 말씀이십니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상위층에 올라가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다 보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인생과 인격을 사랑하는 사람은 올라가는 길을 택한다. 등산을 즐기듯이 노력과 성장을 즐긴다. 그 남모르는 즐거움이 행복인 것이다. 그가 올라서는 곳은 높은 산의 정상일 수도 있다. 그 정상에서 멀리 세상을 내려다보는 사람의 행복은 희열에 가까운 것이다."
_<행복 예습>.
"감사합니다 선생님. 존경합니다. 건강하세요."
이번에는, 조선 최고의 실학자 정약용 선생을 만나러 갔다.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순탄한 삶을 살았지만, 나중에는 풍파를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셨는데요. 어떻게 그 고난 속에서도 고통을 치유하며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나요?"
"나는 <심경>으로 마음을 다스렸고 <소학>을 통해 몸으로 실천했다. 어떤 상황에 처하느냐는 누구도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이루느냐는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_<다산의 마지막 습관>
"500권이 넘는 방대한 저술을 남기셨는데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책을 펴낼 수 있었는지가 궁금합니다."
"소명을 이루기 위해서지. 단순히 스승으로부터 배움을 얻는 것은 어린아이의 학문이니, 어른이라면 폭넓은 독서와 경험을 통해 자신의 학문을 정립해나가야 한다. <논어>의 반만 읽어도 세상의 이치를 꿰뚫을 수 있다."
"훌륭하십니다."
"자네는 무엇을 근심하며 살아가는가?"
"저는 늘 고민과 걱정이 많습니다. 일, 가족, 건강, 인간관계 속에서 말이죠."
"곧 사라질 작은 근심이 아니라 내 삶의 소명인 큰 근심에 집중하라."
"네. 그러겠습니다. 소중한 가르침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마지막 발걸음을 옮겨본다. 월든으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만나기 위해서다.
"자연을 가까이하기 위해 혼자서 월든으로 들어가셨는데요. 월든에서의 삶이 불편하거나 부족하지 않으셨나요?"
"'자발적인 빈곤'이라는 이름의 유리한 고지에 오르지 않고서는 인간 생활의 공정하고도 현명한 관찰자가 될 수 없다. 농업, 상업, 문학, 예술을 막론하고 불필요한 삶의 열매는 사치일 뿐이다." _<월든>
"간소화하고 간소화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 현대인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우리가 진실로 인디언적인, 식물적인, 자석적인, 자연적인 수단으로 인류를 구제하려고 한다면, 먼저 자연처럼 소박하고 건강하게 되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의 이마 위에 어른거리는 구름을 걷어내고 우리의 숨구멍에 다소나마 생명을 받아 넣어보자. 가난한 사람들의 감독관이 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세상의 가치 있는 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고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새겨듣겠습니다."
세 분의 스승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
눈을 감고 그들의 빛나는 가르침을 가슴 깊숙이 새겨본다. '가치 있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배우는 값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