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보듬는 도덕경 32/ 덕경편 46장(2/3)
다음 구절은 제가 따로 설명할 것도 없겠습니다. 성경에도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는다고 했듯이요. 그리고 그 결과는 죽음이라고 했잖아요. 국가가 욕심을 부리면 침략적 제국주의를 낳지요. 그래서 농사짓는 말이 전장에서 새끼를 낳는 지경에 이르죠.
죄로 말하자면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큰 것이 없고
화로 말하자면
족함을 모르는 것보다 큰 것이 없고
허물로 말하자면
얻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
문제는 욕심을 부리고 있는지를 자신은 잘 모른다는 거죠. 기준도 모호하고요. 알렉산더 대왕 앞의 디오게네스(토관에 살았던 걸로 유명하죠)처럼 뭘 좀 도와주려고 하자 토관 앞의 햇빛이나 가리지 말라며 비켜서 주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하는 수준이 되어야 할까요.
어느 날 디오게네스가 허드렛 채소를 얻어다 물에 씻고 있었다죠. 호의호식하던 쾌락주의자가 그를 보고 "고개를 조금만 수그릴 줄 알면 잘 먹을 수 있을텐데..." 라고 했답니다. 이에 디오게네스는 "푸성귀를 조금만 먹을 줄 알면 굽신거리지 않아도 될 텐데..."라고 응수했다네요.
디오게네스와 맞장 뜨기로는 장자만 한 사람이 없지요. 장자는 짚신쟁이였으니 벌이가 변변치 않을 수밖에요. 그런 처지에도 재물을 오물로 여기고 있습니다.
송나라의 조상이라는 사람이 진나라 사신으로 갔다가 수레를 백 대나 받아와서 장자에게 자랑을 했다네요. 나는 이런 대접을 받고 사는데 당신은 꼬라지가 그게 뭐냐며 만성 영양 부족으로 얼굴이 누렇게 뜬 장자를 비웃자 "내가 듣기로는 진나라 왕은 병이 났을 때 고름을 짜주는 의원에게는 수레 한 대를 하사하고, 치질을 핥아주면 다섯 대를 준다고 하더군. 병든 부위가 더러우면 더러울수록 더 많은 수레를 준다는 거지. 자네는 도대체 어디를 얼마나 핥았길래 백 대씩이나 받았나? 냄새가 진동하는 군!" 이랬다죠.
디오게네스나 장자 정도되면 욕심으로 인해 죄나 화나 허물을 지을 일이 아예 없을테지요. 그 결과는 뭘까요? 바로 자유를 얻는 거지요. 생명력을 잃지 않는 거지요. 누구를 만나든 뭘 좀 얻을까 하고 아부하거나 잘 보일 필요가 없으니 천성대로 활달히 살 수 있게 될테죠.
제가 이 이야기를 할까말까하다가... 욕심을 안 부렸던 제 사례라 여기고 함 들어봐 주세요.
제가 8년 전 맨몸으로 한국에 와 생계가 막막했을 때 유영모 함석헌 선생의 철학을 이어가는 씨알재단 김원호 이사장님께서 저를 좀 보자고 하셨어요. 저와는 전부터 독자로의 인연이 있었던 분이지요.
그때 재단의 문화예술인 후원 차원으로 매달 50만원을 지원해 주겠다고 제안을 하셨는데, 제가 20만원만 주십사 했습니다. 수중에 한 푼 돈이 없었지만 저는 누구에게든 가급적 의존을 덜하면서 하루빨리 혼자 서고 싶었습니다. 그 지원금이 올해로 끝납니다. 제가 그만 받겠다고 말씀드린 거죠. 내년이면 비로소 경제적으로 완전 자주독립을 하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봤자 21세기 디오게네스나 장자 수준이지만.^^
오래 글을 쓰다보니 저도 '높은 사람들'과 교류가 좀 있는 편이지만 장자를 흉내내자면 그분들의 치질을 핥아 줄 생각은 없습니다.ㅎㅎ
46장 내일 마치지요.
고맙습니다.
제 46장
세상에 도가 실현되면
전쟁에 쓰던 말로 농사를 짓고
세상에 도가 실현되지 않으면
말들이 전쟁터에서 새끼를 낳는다.
죄로 말하자면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큰 것이 없고
화로 말하자면
족함을 모르는 것보다 큰 것이 없고
허물로 말하자면
얻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
그러므로 만족함을 아는 만족감이
항상 만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