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너있다

하루를 보듬는 도덕경 40 / 덕경편 49장(1/4)

by 신아연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최근에 타계한 '향수'의 가수 이동원 씨 때문인지 정지용의 시 '향수'의 한 구절이 떠오른 시간이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란 구절 말입니다.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저의 주말이, 나아가 저의 나날이, 맨밥 같은 일상이 점점 익숙해지고 좋아집니다.


지난 주에 공부한 48장에도 나오지 않습니까. 성인은 덜어내고 덜어내어 일을 만들지 않는 사람이라고. 일삼아 일을 만들지 않으니 오히려 일이 이뤄진다고. 독자 한 분이 '아무리 좋은 일도 없는 일만 못하니 일 없이 한가한 사람'이란 뜻의 무사한인(無事閑人)을 말씀하셨습니다. 무위의 불교식 표현이라 할까요. 저도 무사한인이 되어 남은 삶을 그저 책 읽고 글 쓰며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시가 있지요.


젊어서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랐네

나이들고는 나쁜 일만 없기를 바랐네

요즘은 아무 일없이 한가하기만 바라네


새옹지마처럼 좋은 일이 생겨도 그게 또 안 좋은 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결국 그게 그거죠. 차라리 아무 일 없는 게 낫죠. 나아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그냥 '일'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성인이라할 수 있겠죠. 분별심을 일으키지 않고 말이죠.


노자의 성인은 분별심을 내지 않는 사람입니다. 너하고 나하고를 가르지 않는 사람입니다. 마음이 둥근 사람이죠. 모든 사람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삼지요. 제 책 이름 '내 안에 개있다'에서 더더 나가 '내 안에 너있다'죠. 내 안에 너 있으면 성인인 거지요.


같이 한번 읽어볼까요?


제 49 장


성인은 고정된 마음이 없기에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자기의 마음으로 삼는다


착한 사람을 착하게 대하고

착하지 않은 사람도 착하게 대하니

그래서 덕이 이루어진다


진실한 사람을 진실하게 대하고

진실하지 않은 사람도 진실하게 대하니

그래서 신의가 이루어진다


성인은 사람들을 대할 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마음과 하나가 된다


사람들은 눈과 귀를 세워 분별심을 일으키지만

성인은 모든 이들을 어린아이 상태로 되돌린다


저는 노자의 성인되는 것이 공자의 성인되는 것보다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자의 성인군자, 윤리도덕적으로 완성된 사람보다 세상 오만 사람을 다 포용하는 노자의 성인 되기가 훨씬 수월하겠다 여긴 거죠. 그렇지 않나요? 공자적 성인은 공부와 수양을 쌓고쌓고 또 쌓아야 하지만, 노자적 성인은 비우고 비우다 못해 아무 것도 안 하면 되니까요.


이래서 옳고 저래서 틀렸고,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기준이나 잣대가 없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 자체로 받아들입니다. 선입견이나 편견없이, 호불호 없이 대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가 '그럴 수도 있지'로, '말도 안 된다'가 '말이 된다'로.


성인은 고정된 마음이 없기에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자기의 마음으로 삼는다


그런데 해보니, 흉내라도 내보려니 완전 착각이더라구요. 여러분은 어떠신지 몰라도 사람을 있는 그대로, 생긴대로 받아들인다는 게 저한테는 애초 불가능해요. 갈고 닦아 공자식 성인이 되는 것이 낙타 바늘구멍 지나기라해도 저한테는 차라리 그게 가능할 것 같아요.


어차피 안 되는 소리지만 그래도 내일 계속 해보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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