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나쁜 사람이 도를 볼지니

하루를 보듬는 도덕경 56 / 덕경편 53장(3/3)

by 신아연


어제에 이어


이것은 도가 아니다!


노자께서 단칼에 '도가 아니'라고 하시니 무섭네요. 위정자들의 날카로운 칼쯤은 단박에 두 동강 낼 듯한 서슬퍼런 일갈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두 후보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이것은 도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도(盜)는 도(道)가 아니지요. 그럼 도는 무엇일까요? <도덕경> 1~37장을 통해 이런저런 비유와 통찰로 말씀하시지요. 그리고는 그 도가 삶 속에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38~ 81장까지 '덕'이라는 이름으로 풀어냅니다. 지금 우리는 도경을 다 지난 후 덕경의 중간쯤인 53장에 이르렀구요.


제가 요즘 도덕경과 더불어 성경 읽기에 뜨겁습니다. 도덕경이나 성경은 영성으로 읽어야 합니다. 이미 여러 번 말했지만 영성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참나'를 만나는 마음작용이지요. 자신의 근본뿌리, 나아가 존재의 실상을 깨달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참나는 뭐고 그냥 나는 뭐며, 그렇다면 거짓 나, 가짜 나가 있단 말인가?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그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지요.


지성과 감성 지수를 의미하는 아이큐, 이큐라는 게 있지요. 제가 아이큐는 두 자리지만(100이 채 안 됩니다. 머리 나쁜 사람이죠 ㅜㅜ), 이큐는 아마 좀 더 높을 것 같고, 영성지수라는 게 있다면 그게 제일 높게 나오지 싶네요.


이성적 추론에는 약해도, 직관적 통찰력은 있다는 뜻이지요. 직관이 뭔가요? 생각해서 아는 게 아니라 '척 보고 아는' 거지죠. 깨닫는 능력입니다. 공부 잘하는 거하고는 별개의 능력이지요.


지적능력보다는 감성 높은 사람 쪽이 영성 쪽과 연결점은 있지만, 감성은 그저 찰랑이는 표면에서 제 감상에 젖어 자잘하게 느끼는 정도일 뿐, 깊은 내면으로 내려갈 수 있는 수준은 못 됩니다. 감성은 영성의 마중물이라 할까요? 몇 번 깔짝대다 웅숭깊은 우물물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그것으로 그만인거죠.


도덕경 41장에서 자질이 뛰어난 사람은 도를 들으면 삶에서 실천하려고 애써 노력하고, 보통사람은 듣는 둥 마는 둥 긴가민가하며, 어리석은 사람은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며 크게 비웃는다고 했지요.


제 식으로 말하자면 첫 번째 부류는 영성자질이 뛰어난 사람, 두번째 사람들은 감성이 앞 선 사람, 세 번째는 지성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소위 배운 사람, 지식인들, 자의식과 자존심 강한 에고의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 할 거예요.


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건 항상 세번 째 사람들이죠. 머리 좋은 사람, 잘난 사람일수록 도를 비웃고 도둑이 될 소지가 높죠. 그것도 나라를 훔치는 큰 도둑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니, 도를 모르니. 그러니까 저처럼 머리가 나쁘면 굵은 머리, 잔 머리 둘다 굴리질 못하고 어리숙해서 자기 사는 덴 불편해도 적어도 사회에 해를 끼치진 않지요.


성경에도 '하나님은 영이시니 영으로 만나야 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도덕경처럼 성경말씀 또한 비웃는다면 가슴으로 만나야 할 것을 머리로 만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엉뚱한 삽으로 엉뚱한 삽질을 하고 있는 거지요.


밤늦게 들어 온 딸에게 "도대체 지금이 몇 시냐?"고 호통치는 부모가 말 그대로 시간을 몰라 묻는 게 아니잖아요. 거따 대고 "12시요" 했다가는 매를 벌겠지요.


지성이 모자라도, 감성이 무뎌도 영성 높은 사람이 도를 보고 하나님을 만날 것입니다. 덕을 깨닫고 성령을 받아 참나를 만납니다. 직관에 의지하여 고갱의 말년 작 <‘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답을 찾아갈 것입니다.


제 53 장


나에게 조금이라도 지혜가 있다면

큰 길로 가면서

옆길로 새는 것을 두려워하겠다.

큰 길은 아주 평탄하지만

사람들은 지름길을 좋아한다.


조정은 화려하나

논밭은 황폐하고

창고는 텅 비어있다.

위정자들은 광채나는 비단 옷을 입고

날카로운 칼을 차고

기름진 음식을 물리도록 먹고 마시며

재물이 남아돈다.


실로 도둑이 아닌가?


이것은 도가 아니다.




[출처] [신아연의 영혼의 혼밥 584] 하루보듬 도덕경 (53/3장) 머리 나쁜 사람이 도를 볼지니|작성자 자생한방병원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도(度)를 넘어 도(道)를 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