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보따리, 돈 보따리

하루보듬 도덕경 (62/2장)

by 신아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코앞이네요. 정부 요직의 인선도 거의 끝나가구요. 곧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되는 상황과 도덕경 62장 말씀이 딱 맞아떨어지네요.


그러므로 임금을 세우고

높은 관직을 임명할 때

비록 큰 구슬을 화려한 수레 가득 바친다 해도

가만히 앉아 도를 일러주는 것만 못하다.


네 마리 말이 끄는 호화로운 수레 가득 온갖 보물을 싣고 축하를 하는 대신, 도 한 자락 일러주는 것이 국가 운영에 백 번 도움이 된다는 거지요. 금강경에서도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보물로 보시하는 것보다 설법 한 마디, 법보시를 하는 것이 훨씬 더 귀하다고 했지요.


안철수 계에 마침 서강대 명예교수인 최진석 도가 철학자가 계시죠. 최교수가 윤 당선인과 새 정부 관리들에게 가만히 앉아 도 한 자락 일러주실 테지요. 첫 구절에서 말한 착한 사람, 안 착한 사람 모두 감싸 안는 도의 정치를 펼치라고. 본인이 어떤 자리에 앉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본인의 전공인 노장 철학을 정치에 적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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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양녕과 충녕이 아버지 태종 앞에서 논어 1장을 읊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를 의미있게 풀지 못하는 뺀질이 양녕이 공부벌레 충녕 앞에서 개망신을 당하는데, 무엇보다 저는 제왕 수업이 필수였던 그때가 참 멋있게 여겨졌습니다. 왕이 되기 위한 자질을 연마하는 전통, 지도자의 학문 수준, 정신자세, 군주의 됨됨이에 대한 잣대가 있었던 때가 지금보다 정치적 수준이 훨씬 높았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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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열 작가의 '심상'


오늘 구절을 제 자신에게 적용해 봅니다. 나는 정말 '돈 보따리'보다 '도 보따리'를 귀하게 여기는지를.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요. '도'보다 '돈'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만큼 살아보니 "도가 먼저!"라는 걸 확실히 깨닫게 되네요. 다만 지금까지 살아온 습이 여전히 돈을 쫓는 것일 뿐. 일용할 양식만으론 왠지 불안한 마음에.


그러기에 요즘은 가만히 앉아 도, 다른 말로 진리를 쫓는 새로운 습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성경을 묵상하고 기도를 하며 회개하면서 하루하루 적용해 나가는 거지요. 말씀과 기도가 삶의 양날개를 펼칠 때까지 습관적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예수께서도 '습관을 따라' 기도하셨듯이요.


우리가 진리 말씀을 접할 때는 결코 머리에 담아두자는 게 아니잖아요. 지적 허영심을 만족시키자는 게 아니지요. 머리가 비대해 질수록 가슴이 움직이질 않지요. 많이 알아서 교만한 것보다 차라리 몰라서 순박한 것이 훨씬 인간적이고 사람답지요.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제 62 장


도는 만물을 감싸주니

착한 사람의 보배요

착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은신처가 된다.


번지르한 말솜씨도 장사하는 데는 값지고

거들먹대는 행동도 아주 보탬이 없지는 않다.

사람이 착하지 않다고 해서

어찌 그를 버리겠는가?


그러므로 임금을 세우고

높은 관직을 임명할 때

비록 큰 구슬을 화려한 수레 가득 바친다 해도

가만히 앉아 도를 일러주는 것만 못하다.


도를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무엇인가?

도로써 구하면 얻을 수 있고

죄를 지었어도 도로써 면한다는 말이 있으니

그래서 도를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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