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보듬 도덕경(64/1장)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목요일을 쉬었더니 오랫만에 오랫만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저는 육의 양식을 위한 원고를 꾸리고 영의 양식을 위한 공부를 하며 보냈습니다.
우리에게는 세 가지 양식이 있어야 하니, 육의 양식, 혼의 양식, 영의 양식이지요. 저는 지금껏 혼의 양식, 그것도 지적 양식에 편식하여 영양 불균형을 이뤘습니다. 머리만 비대했지 가슴이 메마른 사람이었지요.
뒤늦게 영의 양식을 일구기 위해 눈물로 씨를 뿌리고 있습니다. 웃음으로 곡식단을 거둘 수 있을지를 도덕경 64장을 통해 배웁니다. 오늘 살펴 볼 64장은 그 유명한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가 나오는 장이니까요. 영적 천리 길도 마음 하나 내는 것으로 출발할 수 있을테니까요.
하재열 작가의 '심상'
64장은 63장의 변주처럼 내용이 비슷하고 어려운 구절도 없습니다. 늘 그렇듯이 실천이 어려울 뿐이죠. 그 실천 또한 천리 길을 가듯이 한 걸음부터 떼어볼까요? 우선 읽어보죠.
안정되어 있을 때 유지하기 쉽고
조짐이 드러나기 전에 도모하기 쉽고
무른 것은 녹이기 쉽고
미세한 것은 흩어버리기 쉽다.
아직 드러나기 전에 처리하고
혼란해지기 전에 다스려야 한다.
아름드리 나무도
털끝 같은 작은 싹에서 나오고
구층의 누대도
한 줌 흙으로 올라가며
천리 길도 발밑에서 시작된다.
인위로 하는 자는 실패하고
집착하는 자 잃을 수밖에 없다
성인은 작위가 없으니 실패가 없고
집착이 없으니 잃는 일이 없다.
사람들이 일을 할 때 보면
항상 다 될 무렵에 실패한다
처음 시작 때처럼 마칠 때도 신중하다면
일을 그르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욕심을 없애려는 욕심만 있으며
귀하다고 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배우지 않음을 배우고
뭇 사람들이 지나쳐 버리는 것으로 돌아간다
이렇듯 만물의 자연성을 도울 뿐
억지로 무엇을 하지 않는다.
"집집마다 읽기 힘든 책이 있다"고 하지요. 어느 집이나 말 못할 사정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곤란한 지경에 이른 사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곰곰 되짚어 보면 첫 구절을 경시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죠.
안정되어 있을 때 유지하기 쉽고
조짐이 드러나기 전에 도모하기 쉽고
무른 것은 녹이기 쉽고
미세한 것은 흩어버리기 쉽다.
아직 드러나기 전에 처리하고
혼란해지기 전에 다스려야 한다.
일은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해졌고, 문제는 암 덩어리처럼 커져버렸으며, 상황은 혼란 그 자체가 되어 버렸죠. 제 집구석만 그런가요? 그러니 어쩝니까. 그냥 포기할까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으니 다시 시작해야지요. 읽기 힘든 책을 그냥 집어 던질 게 아니라 읽을 만하게 수정하고 재편집해야죠. 그 힘든 책 누가 썼습니까. 내가 썼지 않습니까. 그러니 교정도 내가 하고 내용도 내가 다듬어야죠. 바로 이런 마음가짐으로.
아름드리 나무도
털끝 같은 작은 싹에서 나오고
구층의 누대도
한 줌 흙으로 올라가며
천리 길도 발밑에서 시작된다.
성경에는 '겨자 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긴다'고 했지요.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도 했고요. 털끝처럼 미미한 싹에서 아름드리 나무를 보고, 흙 한 줌에서 구층 누대를 보며, 첫 발걸음으로 천리에 도달한 나를 미리 볼 수 있는 것이 믿음인 것이지요.
그러면 그 믿음을 어떤 방식으로 실현해 낼 것인가?
내일 계속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