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보듬 도덕경(65/1장)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우리의 도덕경 진도가 새 대통령의 행보와 맞아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도덕경 읽는 대통령'을 상상해 봅니다. 오늘 아침 도덕경 65장을 읽고 출근하는 윤대통령의 모습. 혹여 읽으셨다면 설마 "아, 우민정치를 하라는 거구나"라고 이해하시지는 않겠지요? 65장이 무슨 내용이냐고요?
옛날, 도를 잘 실천한 지도자는
백성을 똑똑하게 만들지 않고
오히려 어수룩하게 하고자 했다.
나라를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백성이 지혜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혜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나라를 해치는 것이니
지혜로 다스리지 않는 게
나라의 복이 된다.
이 두 가지를 깨닫는 것이
하늘의 법도를 깨닫는 것이다.
이 법도를 아는 것을
그윽한 덕이라고 한다.
그윽한 덕은 깊고 아득해서
사물의 이치에 반하는 것 같지만
결국 도에 크게 순응하는 것이다.
하재열 작가의 '심상'
우리 모두는 얼마나 똑똑한지요. 나라 덕분에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지요. 정책이 이리저리 바뀔수록 요리조리 치고빠질 궁리를 해야 하니까요. 규제와 법망이 촘촘할수록 꼼수도 늘어납니다. 잔머리 굴려야 하는 거지요. 약게 굴어야 하고 지혜로워야 하는 거지요.
그런데 이른바 그 '삶의 지혜'가 사람 잡지요. 제 꾀에 제가 빠져서 속사람이 황폐해지고 피폐해집니다. 그러니 나라가 국민을 그만 좀 똑똑하게 만들면 좋겠어요. 노자는 그 얘기를 하는 겁니다. 어리숙하게 둔다는 것은 국민을 멍청이로 만들어 조종하기 쉽게 하라는 게 아니라, 우민정치를 하라는 게 아니라 활기차게, 본성대로 살게 해 주라는 뜻입니다.
지난 장에서 배우지 않음을 배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만 좀 똑똑해집시다, 우리. 성경에도 "지혜있는 자는 어리석은 자가 되라. 그러면 진짜 지혜로워질 것"이라고 했지요. 정말 지혜로우려면 바보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람의 지혜가 하나님의 눈에는 어리석음이라고 했지요. 세상의 금수저는 천상의 흙수저요, 천상의 금수저는 세상의 흙수저입니다.
금수저 중의 금수저 바울이 스스로 수저를 내동댕이치고 흙수저 중의 흙수저를 택함으로써 최상의 지혜자가 되지 않습니까. 바울이 쓴 성서의 금강경으로 불리는 로마서를 보십시오. 저는 바울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심쿵'입니다.너무 멋있잖아요! 제 이상형입니다. ㅎㅎ
저는 한국에 다시 돌아 온 지난 10년 간을 거의 도서관에서 살았습니다. 지혜로워지기 위해서. 이제 새로운 10년 간은 교회에서 살려고 합니다. 그 지혜를 빼내기 위해서. 저는 요즘 일주일에 서너 번을 교회에 갑니다. 지적으로 물들어 있는 머리를 물빼기하고 영적으로 신분세탁을 하기 위해서지요. 배우지 않음을 배우고, 지혜를 벗고 어리숙해지기 위해서지요.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