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이 못하는 단 한 가지는?

하루보듬 도덕경(67/7)

by 신아연



요즘 제가 성경공부를 '빡세게'합니다. 지난 시간에 지도 강도사(講道師)께서 제게 물으셨어요.


"하나님은 할 수 있는데 사탄(마귀)은 못 하는 게 뭔 줄 아세요?"


악은 선을 가장하여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악은 악할뿐 아니라 선한 척도 할 수 있다는 거지요. 그것도 완벽히.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악이 선한 얼굴로 우리 곁에 있을 때, 극단적으로 하나님의 모습으로 가장하고 있을 때 속아넘어가지 않을 재간이 없지요. 또한 악은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에 스며있습니다. 미국의 독일계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지적하는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이지요. 즉, 홀로코스트 같은 역사 속 악행은 광신자나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 아니라 국가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상식이자 보통이라고 여기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자행된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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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chnick_inc, 출처 Unsplash


질문으로 돌아가, 그럼에도 악이 할 수 없는 한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입니다. 사탄은 그 모든 것을 사랑없이, 오직 악을 위해 행합니다. 왜냐하면 사탄의 정체성은 악이니까요. 하나님이 사탄을 궁극에는 제압하고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이유는 사탄에게는 없고 하나님께는 있는 '사랑'때문입니다. 아니, 사랑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은 사랑 그 자체죠. 하나님의 정체성은 선이기에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에는 악의가 없습니다. 사탄이 하는 모든 일에 선의가 전무하듯이.


오늘 노자도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거지요. 자애로움, 사랑으로 한다면 싸움에서도 이기고 방어에서도 이기고, 곤경에 처한 어떤 사람, 어떤 경우도 지키고 보호한다고.


자애로움을 가지고 싸우면 이기고

자애로움을 가지고 지키면 견고하다

하늘이 장차 누군가를 구하려 한다면

자애로움으로 그를 지켜줄 것이다.


'싸움도 이기고 방어도 이긴다', 모순적이지요. 하지만 사랑의 위대함은 모순과 역설에 있지요. 성경의 포도원 일꾼 비유에 나오듯, 저녁 나절 한 시간만 일한 사람이나, 나인 투 파이브(9 to 5)로 일한 사람이나 같은 일당을 쳐줄 수 있는 게 사랑입니다. 사랑은 세속적 계산법을 초월하는 것이니까요. 저처럼 환갑 코앞에서 철든 사람과, 젊어서부터 모범생을 같이 취급해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감동과 전율의 파격 사랑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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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nerboy62, 출처 Unsplash


성경을 끓이고 달이고 졸여 엑기스만 남긴다면 그것은 '사랑'이지요. 도덕경을 끓이고 달이고 졸여 엑기스만 남긴다면 그것은 '도'지요. '도=사랑'입니다. '도'를 '사랑'으로 바꿔서 도덕경을 읽어도 고스란히 뜻이 통합니다. 교회에서도 설교를 '강도(講道)'라고 했듯이.


노자의 세 가지 보물, 자애, 검약, 겸손 가운데 제일은 자애라는 게 67장의 결론입니다. 자애가 있기에 검약할 수 있고, 자애로 인해 겸손히 뒤로 물러설 수 있는 거지요. 성경에서도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하듯이.


이렇게 해서 67장을 마칩니다. 너무 길었지요? 제가 말이 많았습니다. 외로워서, 사랑이 고파서.^^


어제 언급한 '나무로 만든 닭, 목계의 덕'에 대해서 좀 더 나눌 말씀이 있는데, 68장과도 연관이 되기에 다음 주에 살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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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광 / 강남자생한방병원 상생협력팀장


제 67 장


세상 사람들은 나의 도가 너무 커서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한다

너무 큰 존재라 그런 것 같은데,

만약 그렇게 보였다면

오래 전에 별 것 아닌 것이 되었을 것이다.


나에게는 세 가지 보물이 있어

그것을 잘 보존하고 있다

첫째는 자애요,

둘째는 검약이요,

셋째는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자애롭기에 용감할 수 있고

검약하기에 널리 베풀 수 있고

나서지 않기에

온 세상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자애 없이 용감하려 하고

검약 없이 베풀려 하고

뒤에 서려는 덕성 없이 나서려고만 하면

죽음의 길이 되고 만다.


자애로움을 가지고 싸우면 이기고

자애로움을 가지고 지키면 견고하다

하늘이 장차 누군가를 구하려 한다면

자애로움으로 그를 지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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