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재혼했어요

하루보듬 도덕경 68/3

by 신아연


어제 목계를 살폈습니다. 생각해 보니 실제로 닭을 그렇게 훈련시켰을 리는 없을 것 같아요. 미친 듯이 날뛰고 처참히 죽어갈 때까지 물어뜯으며 사방에 피가 튀는 것을 보면서 광분하자고 싸움을 시키는 건데 나무 닭처럼 꿈쩍도 안 하고 있어가지고야 투계의 재미가 있겠냔 말이죠.


성계(聖鷄), 도계(道鷄), 철계(哲鷄)를 만들어서 뭐 하겠어요. 아마도 그런 무의미하고 처절하기 짝이 없는 닭싸움을 지켜보던 거리의 도인이 차라리 목계가 되면 저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텐데 하고 머릿속에서 꾸며낸 이야기겠지요. 그러면서 실상은 인간사를 말하고 싶었던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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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rminghammuseumstrust, 출처 Unsplash


인간도 투계장의 닭과 다를 바 없지요. 네가 죽어야 내가 사는. 너를 짓밟아야 내가 일어서는. 그런데 진정한 승리는 목계처럼 겨루지 않음으로, 상대를 섬김으로 얻는다는 게 오늘 노자 말씀입니다. 이것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 '관계의 공식'이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도의 지극함'이란 말이 그 말입니다.


이것을 겨루지 않는 덕이라 하고

이것을 사람을 쓰는 능력이라 하고

이것을 하늘과 짝함(配天)이라 하니

예로부터 내려오는 도의 지극함이다.


공식이 무엇입니까. 불변의 법칙입니다. 그걸 적용해야만 문제가 풀립니다.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하늘과 짝이 되면 됩니다. 겨루지 않는 덕을 이루고, 섬김으로 사람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하늘과 짝이 되어야 합니다. 아니 그렇게 하는 것이 하늘과 짝이 된 모습입니다.


'배필(配匹)'이라는 말처럼 노자는 '배천(配天)'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하늘과 짝지은 자, 다른 말로 '하늘이 곧 배우자'란 뜻이죠. 마누라를 두들겨 패고 남편을 들들 볶는 지상의 찌질하고 치사한 배우자들과는 급이 다른.


진짜 멋지죠! 저처럼 지금 배우자가 없는 사람은 곧바로 하늘과 짝이 되도록 해요. 있는 사람도 그렇게 하시죠. 성경에서 예수님을 신랑으로, 우리를 신부라고 하는 표현이 딱 이말이지요. 예수님은 하늘의 상징이니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는 것이 곧 '배천'이지요. 배천은 덕이 하늘에 이르렀다는 뜻입니다. 하늘과 같이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성화(聖化)되어 간다는 뜻입니다. 예수 닮아간다는 뜻입니다.


저는 최근에 예수님과 재혼했습니다. 신랑이 새로 생긴 거지요. 2021년 12월 16일, 하늘과 짝이 된 날, 배천한 날, 신랑 닮은 성품으로 여생 성장해 갈 것을 혼인서약했습니다!


다음 주에 69장으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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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 변호사



제 68 장


훌륭한 지휘관은 무용을 앞세우지 않고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은 쉽게 화내지 않고

이기기를 잘 하는 사람은 적과 맞붙지 않고

사람을 잘 부리는 사람은

그 사람 밑으로 내려간다.


이것을 겨루지 않는 덕이라 하고

이것을 사람을 쓰는 능력이라 하고

이것을 하늘과 짝함이라 하니

예로부터 내려오는 도의 지극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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