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니 유명해졌다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by 신아연


명절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하루는 몸살을 앓고, 하루는 교회가고, 하루는 글을 쓰며 보냈습니다. 원래는 연휴 내리 글을 써야 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던 거지요.


책을 내고 나면 하루쯤은 몸이 아픕니다. 고생이 되어서요.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은 노가다 중에서도 '상노가다'에 속합니다. 한땀 한땀 바느질하듯 하는 '주변에 알리기'는 끝도 없고요. 모든 과정이 자신과의 싸움이요, 가없는 인내를 요하지요. 저는 그런 진득함이 이제 체질이 된 것 같습니다.


어제도 카톡 지인들께 한 명, 한 명 (하루 10명을 목표로) 추석 인사 및, 평소 안부, 최근 근황 등을 물어가며 출간 소식을 전하는데 갑자기 '홍보폭탄'을 맞은 것처럼 한 방에 일이 끝나버렸습니다.


오마이 뉴스에 실린 제 책 소개, '조력자살 한국인과 동행한 4박5일'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가 네이버 생활문화 섹션에 오른 거지요. 손바느질에서 드르륵 재봉틀로 박은 듯, 삽질에서 포크레인으로 뜬 듯, 새벽에 확인해 보니 10시간 동안 2만 명 이상이 글을 읽었고, 100명 넘는 분들이 댓글을 다셨더라구요. 지금도 초 단위로 구독자 수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자고 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이 제 말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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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밑에 이런 댓글이 있었습니다.


"타인의 죽음으로 번 수익금을 작가가 독식했다가는 화가 3대에 미칠 것이다."


알려진다고 해서 판매로 직결되는 것도 아니건만, 이런 댓글을 받고나니 책 팔아서 10년 된 노트북 컴퓨터를 새로 장만하려던 마음마저 움찔하게 되네요. 말이 나온 김에, 저는 사실 이 책에 대해서는 계획이 있습니다.

이번 주에 한 월간지와 인터뷰가 잡혀 있어서 그때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미리 말씀드리자면 안락사에 대한 현실적 대안은 호스피스 케어입니다.


크리스천인 저는 안락사를 반대하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호스피스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보는 거지요. 하지만 지금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니, 얼마나 팔릴지는 모르지만 판매 수익금의 일정부분을 그 일에 사용하고 싶습니다.


독식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자에게까지 화가 미친다지 않나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고인은 책이 좀 팔려서 제게 경제적으로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지요. 그것이 스위스까지 동행해 준 저에 대한 보답이라며. 그래서 저는 만약 책이 팔린다면 해가 드는 방으로 옮길 수 있을까란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10년 동안 낮에도 전깃불을 켜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그 마음도 접어야겠네요. 3대까지 화를 받을까 두려워서.^^


고인은 참 멋진 분이었습니다. 인간으로서 더 없이 매력적이었지요. 글도 참 잘 쓰셨어요. 생전에 저처럼 인문적 내용의 아침 글을 써서 카톡으로 지인들에게 전했다고 하더라구요. 스위스에 함께 가셨던 분이 "아침 글이 더이상 오지 않는 것으로 그분의 부재를 실감한다."고 했습니다. 저와 고인의 성정이 많이 닮았다고 하면서.


책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니 그분이 더욱 그립습니다. 아쉽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일생 문학에 심취했던 그와 철학을 좋아하는 저는 서로 참 좋은 친구였습니다.


오늘은 또 돌아가신 제 어머니의 6주기라 이래저래 잔잔한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컴퓨터 문제는 실상 해결되었습니다. 책 팔아서 사지 않아도 됩니다. 706회차 영혼의 혼밥 <자생과 영풍과 이투데이>로 인해 컴퓨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저와 관련된 세 사업체에 대해 영적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했지요? 그 응답을 받았습니다.


영풍그룹 회장 사모님께서 금일봉을 주셨습니다. 그 돈으로 호기롭게 불고기도 두 팩이나 주문하고 이제 노트북도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생활 내내 두들겨 맞던 전 남편한테서 이런 덕을 보네요. ㅎㅎ


사모님 참 감사합니다!


[출처] [신아연의 영혼의 혼밥 711] 자고 나니 유명해졌다|작성자 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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