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살 사람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실지라도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by 신아연

어제 네이버에 나간 제 책 소개 글에 “타인의 죽음으로 번 돈을 작가가 독식했다가는 화가 3 대에 마칠 것”이란 댓글이 달렸다는 말에 “악플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 무시하라.”, “신 작가가 독식한다 해도 그럴 자격 충분하다(듣고 싶었던 말씀^^).”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자생서당 우리 님들이 저의 방패막이가 되어 주시니 저도 연예인처럼 팬덤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 댓글은 사실 제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고 싶었던 말을 하게 했으니까요. 즉, 안락사 반대의 뜻을 분명히하고, 그 대안으로 호스피스 제도 확충을 말하면서 책이 팔린다면 작으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지요.


‘책 살 사람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거라도 상관없습니다. 제 계획은 그러니까요. 여러분들이 도와주시면 계획이 실현되는 거고 아니면 못하는 거지요.


실상 제 글에는 그 댓글 하나 빼고는 99% 이상 선플입니다. 내용이 진지할 뿐만 아니라 수준도 높아 댓글러들끼리 서로 존중하고 심지어 고마워하면서 건전한 온라인 토론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언론사 측에서도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이에 관한 글을 비롯,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의 후속 기사를 써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책에 못다 담은 이야기, 현장을 다녀온 후의 심경, 책을 쓸 때의 심정, 책을 읽은 사람들의 소감 등을 듣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모든 것을 우리 서당에서 나누려고 했는데 청탁을 받았으니 그쪽에 먼저 쓰고 서당으로 가져오겠습니다.


네이버에서 카카오 매거진 등 다음 포털로 담장을 넘어가 지금까지 10만 명 가까이 책 소개 글을 읽었고, 이곳저곳 달린 댓글이 500개가 넘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유입 수가 급격히 늘어 나쁜 일이라면 이런 식으로 신상털기를 당하나 보다 싶네요.


2.5평 고시방에 8년 간 찌그러져 있던 '천생 글쟁이'가 넓디 넓은 세상을 향해 이른바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나 봅니다. 어제는 자고 나니 유명해진 줄 알았는데, 오늘은 자고 나니 책임이 무거워졌습니다.


혹여 세상에서 돌을 맞더라도 피할 곳이 있으니 안심입니다. 바로 자생서당 우리 님들 곁이지요. 제가 달리 돌을 맞겠습니까. 없는 소리 한 것도 아니고, 글을 성의없이 쓴 것도 아닌데. 돌을 맞는다면 안락사, 이른바 조력 존엄사를 반대하기 때문이겠지요. 그 점에서는 우리 서당 안에서도 돌을 맞을 수 있겠지만.


제가 감히 말하지만 우리 사회는 안락사를 허용하기엔 많이 미숙합니다. 한다고 해도 그렇다는 뜻입니다. 그 전에 우선 죽음부터 공부해야 합니다. 전국민이 죽음 공부를 해야 합니다. 안락사보다 죽음이 먼저 공론화되어야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일상에서 죽음을 환기시키는 역할이지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365860?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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