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함을 자랑함

하루보듬 도덕경(78/1장)

by 신아연

어제 실로 모처럼 노래방엘 갔습니다. 멀리 독일에서 온 지인과의 모임이 흥겨웠습니다. 70대 중반부터 60살인 저까지, 함께 모인 다섯 명은 노랫말처럼 흐르는 삶과, 시간의 흐름에 현기증을 느끼며 이미 젊지 않으면서 아직 젊다고 우겨보았습니다.^^


'잘 살아온 사람들' 틈에 있으면 에너지가 밝아서 좋습니다. 어제 만난 분들도 잘 살아온 분들이기에 교환되는 에너지가 밝았습니다. 저는 좋은 사람들 속에서 늘 보호를 받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저를 따듯하게 대해 주시지요. 언제나 선뜻 도움을 주시지요. 제가 행복하기를 축복해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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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남 / 독일 지인


제게 행복은 글을 쓰는 것입니다. 제가 가지고 태어난, 신이 제게 주신 글 쓰는 달란트를 모두 펼치는 것입니다. 글을 쓰는 한 고통은 계속될 것이며, 글을 쓰는 한 고통은 멈출 것입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사도 바울의 표현을 빌려하자면, 약한 것이 곧 능력이라는 거지요. 약한 것으로 인해 온전하여 진다는 거지요. 그래서 바울은 약한 것들을 오히려 자랑하며, 크게 기뻐한다고까지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하나님께서 계속 도와주시면서 하나님의 능력이 자신 안에 지속적으로 머물러 있게 된다는 거지요. 내가 잘 나서, 내가 다 할 수 있어서 내 능력만 믿고 설쳤다가는 일을 그르치고 망친다는 뜻이지요.


글을 쓰게 하는 동력은 제 삶의 약한 것들을 어떻게든 보듬고 살아내기 위함이니, 그 약한 것들이 오히려 제 삶의 줄기가 되어줍니다. 즉, 약함과 고통이 있기에 글을 쓰고, 글을 씀으로써 그 약함과 고통이 위무를 받게 되는 거지요. 이처럼 글을 쓰는 한 고통은 계속될 것이며, 글을 쓰는 한 고통은 멈출 것입니다.



어제는 스스로 한 없이 약하다는 어느 독자와 긴 통화를 했습니다. 그분한테는 상대적으로 제가 강하고 센 것처럼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분께 말씀드리고 싶네요. 약한 것이 강한 거라고. 약해야 이길 수 있다고. 약해야 온전할 수 있다고. 그러니 사도 바울처럼 약한 것을 자랑하라고. 기뻐하라고.


오늘 노자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물처럼 부드럽고 약하라고. 삶에서 승리하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고.


78장 읽어보면서 오늘은 이만 마칩니다.



제 78 장


세상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지만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기는 것 중에

물보다 나은 것은 없다.


그 이유는

물의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을

세상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하기를

나라의 수치를 감당할 수 있는 이를

나라의 주인이라 하였고

나라의 재앙을 감당할 수 있는 이를

천하의 왕이라고 하였으니

바른 말은 마치 거꾸로 하는 것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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