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계를 잡나요?
철을 잡나요?

도덕경(79/3장)

by 신아연

"좌계를 집는다는 게 그런 뜻이었군요. 더불어 전당잡은 옷을 그날 밤에는 돌려주라는 구약 말씀이 생각나네요. 유대인들은 겉옷을 이불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잠자리에 들 때만큼은 야멸차지 않게, 춥지 않게 하라는 뜻이지요."


어제 글에 저를 아끼는 어느 목사님께서 이런 댓글을 주셨습니다. 비록 땟국이 흐르는 이불이나마 한몸처럼 지니고 다니는 노숙자들 생각이 났습니다. 기온 차가 극심한 유대 땅에서 겉옷마저 빼앗긴다면 발가벗겨진 것과 다를 바 없겠지요.


남의 딱한 사정을 외면한 채 죽든지 살든지 내 알 바 아니라는 모진 태도에 대한 도덕경과 성경의 공통적 일침으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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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nerboy62, 출처 Unsplash


'피 같은 돈'이라고들 하지요. 맞습니다. 다만 차이는 누군가는 피가 빠듯하고 누군가는 피가 넉넉하다는 것이지요. 그런 현실에서 돈을 빌려줄 때는 헌혈하듯, 수혈하듯 기꺼이 '좌계를 잡는 마음으로' 베풀라는 가르침이지요.


나아가 나라에서 세금을 걷을 때도 국민들에게 빚을 내는 마음으로 한다면 함부로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덕이 있는 자는 문서를 지니고만 있고

덕이 없는 자는 기어이 빚을 받아내고야 만다.


위 구절의 원문은 "덕이 있는 사람은 계를 잡고, 덕이 없는 사람은 철을 잡는다"로 되어 있습니다. 유덕사계 무덕사철(有德司契 無德司徹). 무슨 뜻일까요?


철(徹)은 주나라의 조세제도입니다. 생산량의 십분의 일을 나라에 바치도록 되어 있는. 백성이 수탈의 대상이었던 거지요. 빚쟁이 빚 독촉하듯 정부가 국민의 고혈을 짜내며 들들 볶는 거지요. 덕이 없는 정부지요.


반면 계(契)는 정부가 국민의 돈을 빌리는 형식의 계약관계로 세금을 생각한다는 거지요. 당연히 돈을 꿔 주는 국민을 어렵게 여기고 그 돈을 조심스레 사용하겠지요. 덕이 있는 정부지요.


한국 정부는 덕이 있습니까, 덕이 없습니까.


저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서 이 나라의 징수 사정을 모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 묻는 거지요.


다음주에 계속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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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열 작가의 '심상'


제 79 장


큰 원한이 있으면

화해를 해도

반드시 그 찌꺼기를 남기니

어찌 잘 했다고 할 수 있으랴.


그래서 성인은

빚문서(좌계)를 가지고 있지만

독촉은 하지 않는다.


덕이 있는 자는 문서를 지니고만 있고

덕이 없는 자는 기어이 빚을 받아내고야 만다.


하늘의 도는 편애가 없어

언제나 착한 사람과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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