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목요일 자 글입니다.
목요일마다 인터넷이 불통되네요. 오늘도 한참 만에야 연결되었는데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아침 일찍 일을 하러 가야 해서 한 시간 안에 글을 마쳐야 하거든요.
무슨 일을 하냐고요? 글 수업을 합니다, 한 분과 일주일에 한 번, 한 번에 두 시간. 글 수업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분과 저는 별 말을 다합니다.
어릴 때 학교 갔다 오다가 바지에 똥 싼 이야기, 가난해서 지붕만 있고 천장도 없던 집에 살던 이야기, 남편도 없는 어머니에게 동생 낳아달라고 비타민E를 사 드린 이야기, 그 홀어머니가 돈 벌러 가시느라 본인은 친척집에 맡겨져 사촌들한테 구박받던 이야기, 입시에 낙방한 후 기죽었던 이야기, 연인에게 배신 당한 이야기, 배신한 이야기 등등 우리는 마주 앉아 이런 이야기들을 시시콜콜 글로 쓰지요.
저와 그분은 영적인 교류를 합니다. 나이, 성별, 현재의 처지를 떠나 서로에게 영의 향기를 맡습니다. 그렇게 서로 편안하게 정 들어 가며 신뢰 가운데 내밀한 속살을 드러내는 일, 글을 쓰는 것은 내면을 영적 내시경으로 훑는 일과 같지요.
저는 엊그제 예상치 않은 상황에서, 그래서는 안 되는 분 앞에서 그만 감정이 솟구쳐 눈물이 터졌습니다. 단조롭기 짝이 없는 곡조처럼 지금 내 인생은 외롭거나 괴롭거나 두 변주밖에는 없는 것 같아 사는 게 너무 재미가 없다고. 터진 재채기처럼, 감출 수 없는 사랑처럼 한번 눈물이 솟자 옷 솔기 풀리듯 제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말하는 재미는 감각적 쾌락이 아니라 정신적 온기를 뜻합니다. 혈육과 가족이 주는 온기가 그리운 겁니다. 호주의 아이들이 늘 그리운데, 그 그리움이 채워지지 않기에 사는 재미가 없는 거지요. 살맛이 안 나는 거지요.
유난히 살가운 독자들이 계시고, 튼실한 신앙의 연대가 있고, 여차직하면 발 벗고 나서 주실 지인들이 보호천사처럼 둘러 있는데도 말이지요. 실상 언제부턴가 저는 '가정', '가족'이란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납니다. 단어 자체에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습니다.
아이고, 신세타령하느라 오늘 진도를 못 나갔군요. 하는 수 없지요. 글을 쓰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요. 아침부터 징징대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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