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왕따 장자(6)

by 신아연


[출처] [신아연의 영혼의 혼밥 771] 왕따 장자(6)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작성자 자생한방병원



설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연휴 끝에 이렇게 날씨가 추워졌네요. 이중창임에도 창 안쪽에 물이 서려 있네요. 바깥과 안의 기온차가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겠지요.



가족 없는 사람들의 명절이야 그저 쓸쓸하지만 저는 혼자 떡국을 끓여 먹고, 호주의 아들과 짧은 필담을 나누고, 독자들과 잠시 안부를 묻고, 책 보고, 글 잠깐 쓰고, 신앙 안에서 귀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번 설에는 자생한방병원을 비롯, 여러분들로부터 선물을 여러가지 받았습니다. 제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지요. 어떻게 그 사랑에 보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는 아침입니다.



그 길은 간단하지요. 제가 사람이 되면 되겠지요. 온전한 사람, 성숙한 사람, 사람으로 완성되려고 몸부림치는 사람, 등수와 상관없이 삶의 마라톤을 완주하려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여러분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노자니, 장자니 왜 공부합니까.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거지요. 노자, 장자 외에도 예수, 붓다, 공자, 소크라테스 등 성인들은 인간으로 완성된 존재들이지요. 시대가 다르고 살다간 공간은 달랐어도 탁월한 통찰력과 심오한 성찰력으로 인간 전체를 꿰뚫은 분들이지요.



우리는 지난 시간 노자를 따라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고(제가 노자의 실체를 온전히 전달했을 리는 없고 노자의 향기 정도는 풍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해부터는 장자의 뒤를 따라갑니다.



노자가 무슨 말을 했다, 장자가 이렇게 말했다 하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지요. 어디가서 잘난 척 하고 싶다면 모를까(네이버에 다 나와요. 잘난 척 할 것도 없어요.). 그들의 말을 안다고 그렇게 살 것도 아니고, 그렇게 살 수도 없고요. 다만 '지금 여기' 현실에 몸담고 있는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그분들의 철학을 참고하자는 거지요.



철학이 뭐라고 했습니까.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했지요. 누구 생각? 나의 생각! 내가 내 힘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철학적 삶의 자세인 거지요. 그러니까 성인들은 그것을 일생 추구한 사람들입니다. 자기 힘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연마하여 그 생각이 완성에 이르면 우리는 그것을 '사상'이라고 하지요.



단, 우리는 성인이 아니기에 사상을 가지면 위험합니다. 자기 생각에 쩐 꼰대가 되기 십상이니까요.



여기까지 말씀드리니 제가 대단히 찔림이 있습니다.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소위 대학에서 철학을 배웠다는 사람이 남편한테 두들겨 맞고 자식들의 영혼이 황폐해지는 지경으로 가정을 박살냈냐는.



그 죄 때문에, 그 부끄러움으로 인해 제가 이만큼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 잃었지만, 제 자신조차 잃었지만 죽기 전에 한 번은 제대로 살아보려고 아침마다 이렇게 영혼의 밥상을 차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러분들은 모두 잘 살아오셨겠지만 혹여 저처럼 새로 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저와 함께 밥상에 마주 앉기로 해요. 밥은 지금처럼 제가 짓겠습니다. 벌거벗은 영혼, 상처많은 마음만 함께 해 주십시오.



장자는 특히 우리의 마음을 만져줍니다. 기죽은 마음, 우울한 마음, 잘나가는 사람을 봐 내기 어려운 마음, 교만한 마음, 공감이 잘 안 되는 마음, 틀에 박혀 같은 생각밖에 못하는 마음 등.



장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맹자도 사람의 마음을 자기 철학의 주재료로 삼았습니다만, 접근이 좀 다르지요. 주로 야단을 많이 치지요. 맹자 본인의 기질이 워낙 그래요. 강성이지요.



다음주부터 장자와 함께 하는 마음 여행을 본격적으로 떠나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두 사람이 된 네 사람… “내 아내를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