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욕의 엔진을 끄겠습니다

왕따 장자(7)

by 신아연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장자를 어떻게 풀어볼까 이리저리 책을 뒤적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인문학적으로 완성된 책 한 권을 들라면 <장자>를 들겠다고.



그러니까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정신과 마음(윤리적 수양이나 도덕적 측면이 아니라)에 장자가 가있다라는 거지요. 인간이 인간 스스로 가꾼 최상의 정신 뜨락, 최적의 마음 정원을 거닐 수 있다는 것은 큰 부요함이자 기쁨입니다.



저는 10년 전 <장자>를 처음 읽었을 때 마음이 여간 황폐해진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온전히 살아낼 수 있을까, 이러다 망가지는 것이 아닐까 두렵고 막막했습니다. 코로나가 풀려 이제 다시 도서관을 갈 수 있게 되었지만, 그때는 정말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지요.



책을 읽는 것이 살 길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건 아니고, 마음이 아플 때마다 책을 집어드는 버릇 탓이었습니다. 책 한 권 읽고 나면 또 견딜만 해지고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왜 하필 <장자>였나 생각해 보니 '마음에 맺힌 바가 있지만 뜻을 이룰 수 없어 그 억울함을 풀어낸 책'이란 소개에 끌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글의 타이틀도 '왕따 장자'라고 해 본 거지요. 세상이 장자를 왕따한 게 아니라 장자가 세상을 왕따시켰다는 의미에서. 그리고는 세상을 박차고 붕새로 날아올랐지요.



그러나 이걸 잊지 마셔야 합니다. 장자는 '세상에서' 충분히 노닐었단 사실을. 세상을 초월하여 세상 일에는 아무 관심 없는 태도를 가졌던 게 아니라. 그러기에 곤이라는 작은 물고기가 물에서는 더는 성장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던 거지요. 어마어마하게 존재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그 존재가 비상을 시도하면서 아예 다른 존재가 되어버리지요.



저는 최근에 이런 의지적 결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써서 유명해지고 싶고 성공하고 싶은 그 끈질긴 욕망을 이제 놓아버리겠다는. 글을 쓰는 동력이던 명예욕의 엔진을 끄겠다는. 어차피 유명작가가 될 가망이 없으니 지레 포기선언이냐고요? 지금까지 대표작도 없으니 야망의 엔진을 끄고말고 할 것도 없지 않냐고요?



조소를 하든 동정을 하든 그건 여러분 마음이고요, 저는 폼나는 글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글'을 쓰고자 결단합니다. 저는 글로 세상을 조금이라도 따듯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그 일을 남은 제 생의 소명으로 삼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 자신이 사는 길이라는 걸 이제 압니다. 2년 전 예수를 만난 이후 사람이 변해가면서 그런 결단을 하게 되었지만 아래와 같은 장자의 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은 명예심 때문에 녹아 없어지고, 지식은 경쟁심 때문에 생긴다. 명예란 서로 헐뜯는 것이며, 지식이란 다투기 위한 도구이다. 명예와 지식이라는 이 두 가지는 인간을 불행으로 몰아넣는 흉기여서 두루 세상에 행해져서는 안 된다. / 와꾸어똥 <장자평전>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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