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장자(16)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골치 아픈 생각을 하느라 며칠 편두통으로 고생했습니다. 쥐덫에 갇힌 쥐처럼 답 없는 답을 찾아 헤매고 있는 꼴입니다. 사람은 저마다의 똑똑함으로, 또한 저마다의 어리석음으로 괴로움을 자초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딱 자기 수준만큼 번뇌하게 되니까요.
괴로움과 번뇌를 벗어나는 길은 문제 속에서 답을 찾으려고 할 게 아니라 문제 밖으로 나갈
때 비로소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문제보다 크신 하나님'이라고 하듯이요.
장자도 최고의 논쟁은 '논쟁하지 않음'이라고 합니다. 논쟁으로는 문제의 핵심에,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고 하면서. 논쟁으로는 지엽말단만 갉작거리는 꼴이며, 그럴수록 끝없는 시비만 낳는다면서.
© OpenClipart-Vectors, 출처 Pixabay
지난 시간에 내가 옳은지, 네가 옳은지 길을 막고 물어보자 해봤댔자 길만 막힌다고 했지요? 왜냐하면 나는 내가 옳고, 너는 너가 옳고, 그는 그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저마다 자기 관점일 뿐 객관적 옳음의 기준은 없음에도 우리는 왜 끊임없이 시비 갈등할까요? 장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동조하면 기뻐하고 반대하면 싫어한다. 자기와 견해가 같으면 좋아하고 다르면 미워하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앞서려는 마음 때문이다."
이거였군요. 남보다 우위에 서려는 마음, 자기인정욕구 때문이었군요. 그래서 다른 사람을 인정하며 마음을 비운다는 게 그렇게 안 되는 거군요.
마음을 비우는 게 너무 안 되니까 장자는 아예 그 마음을 죽이자고 합니다. 그 마음을 죽여야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면서.
오상아(吾喪我)를 하자는 거지요. '나는 나를 장사지낸다'는 뜻인데요, 남보다 우위에 서려는 나, 인정욕구에 쩐 나를 죽여 장례를 치러야 진짜 내가 살아서 온전한 덕을 회복할 수 있다는 거지요. 사람이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한 성경 말씀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오상아(吾喪我), 나의 장례가 어떠해야 하는지 내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