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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임신 10 년만에

예수에 미친 여자2

by 신아연

이 글은 5월 21일에 쓴 글입니다.



간증 연속극, <예수에 미친 여자> 2회를 시작합니다. 무슨 연속극이 요일도, 시간도 안 정하고 아무 때나 하나 하실 테지요. 죄송합니다. 제가 호주에 있다 보니 한국에 있을 때와 달리 루틴이 깨져서 그렇습니다.



시간이래야 1시간 호주가 빠르니 시차 탓은 아니고요, 한국으로 써 보내야 하는 원고가 있고, 관광객 모드로 구경도 다녀야 하고, 신앙 안에서 사람들과 친교도 해야 해서 당분간 연속극 시간이 들쑥날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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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첫 회를 내보낸 후 성원과 관심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이제야말로 저의 열혈 팬이 되겠다고 하신 분, 저의 가정 회복의 소망이 결국 이뤄지겠다고 하신 분,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함께 예배를 보는 느낌이라고 하신 분, 제가 받는 하나님 사랑이 부럽다고 하신 분, 무엇보다 다음 회가 궁금, 기대된다고 하신 분 등 속된 말로 ‘오픈 빨’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



그 가운데 “신아연 씨는 오직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습니다!” 라는 피드백에 들 뜬 내면의 소란이 일순간 멈추며 정적과 함께 숙연해졌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갈라디아서 2:20>



마치 <장자>에 나오는 ‘목계’를 연상케 하는 말씀 같았지요. 장자의 목계 아시죠? 제가 <노자>할 때 몇 차례 말씀드렸지요? 모르셔도 됩니다.^^



오늘은 이 말씀을 하신 분과의 인연을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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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일, 옷 가방 두 개만 달랑 들고 (25년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유일하게 남은 것) 맨몸뚱이로 한국에 다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떤 중년 여성이 제게 연락을 해 오셨습니다. 제 글의 독자인데 한번 만날 수 있겠냐고 조심스레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아, 저는 아시다시피 6살 때부터 감옥에 계신 아버지께 글을 썼기 때문에 50살이었던 2013년 당시, 21년 간 호주 이민 중에도 한국에 독자들이 좀 있는 편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하나님께서 저를 오늘날, '하늘나라 문서 사역 부서'로 발령을 내시려고 미취학 아동 때부터 훈련하신 것 같아요.^^



그렇게 만난 그분이 큰 번민에 휩싸여 애가 탄 나머지, 그나마 글을 쓰는 저와 의논을 하고 싶으셨던 것 같았습니다. 당시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을 안고 가슴앓이를 하고 계셨는데요, 지금은 해결이 되었지만 그 후 그분과 저 사이에 영원한 비밀이 생긴 거지요.



그날의 만남 이후 우리는 계속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독실한 크리스천이신 이분이 최근에 저한테 또 비밀을 털어놓으시는 겁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일까, 내심 걱정도 되고 궁금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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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판단에, 이제는 때가 되었다며 제게 털어놓기를 “저는 아연 씨를 그리스도인 작가가 되게 해 달라고 우리의 첫 만남 이후 10년을 기도해왔습니다. 매일 새벽기도 때마다, 아니 하루에도 몇 번씩, 두 번은 기본이고요. 그렇게 꼬박 10년을요. 저는 아연 씨의 재능을 처음부터 알아보았습니다. 참 글을 잘 쓰더군요. 제가 글을 쓸 줄은 몰라도 읽을 줄은 알거든요.^^ 이렇게 글재주가 있는 사람이 크리스천 작가가 된다면 이 척박하고 부박한 어둠의 시대에 소망과 참생명의 빛을 심령 마다마다 씨앗처럼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마음으로 기도했는데, 그 기도가 10년 만에 응답되어 이제 털어놓습니다. 이제 아연 씨는 오직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습니다! 예수의 인격을 덧입고 예수의 영으로 글을 쓰시게 된 거지요.” 이러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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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니 제가 1년 반 전 회심했을 무렵이더라고요. 그분 기도대로 제가 크리스천 작가로 태어난 것이. 마치 임신 판정을 받았을 때 언제 남편과 잠자리를 했었나 더듬어 보듯이. 그러니까 그분이 기도로 제게 성령의 임신을 시킨 거였고 그 결과 제가 크리스천으로 태어난 거지요. 장장 10년 만에.



육으로 태어나는 데는 10개월이면 되지만, 영으로 나는 데는 제 경우는 무려 10년이 걸렸던 거지요. 육생은 똑 같이 10개월에 완성되지만 영생 탄생은 제각각 이렇게 다르네요.



크리스천 독자 여러분, 여러분들은 얼마 만에 거듭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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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의 생명을 얻는 과정에서 불임이나 유산, 심지어 사산이 있듯이, 영의 생명을 얻는 것도 똑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죽을 때까지 예수를 못 만난 채 영의 생명으로는 한 번도 태어나지 못하고 육으로만 살다 가고(영적 불임), 어떤 사람은 믿다가도 환경이나 처지가 달라지면 육적 삶으로 되돌아 가고(영적 유산), 어떤 사람은 예수 안에서 영성을 잘 키워가다가 갑자기 휙 돌아서서 불신자가 되고(영적 사산).



씨를 뿌리는 자가 그 씨를 뿌리러 나가서 뿌릴 새, 더러는 길가에 떨어지매 밟히며 공중의 새들이 먹어버렸고, 더러는 바위 위에 떨어지매 싹이 났다가 습기가 없으므로 말랐고, 더러는 가시떨기 속에 떨어지매 가시가 함께 자라서 기운을 막았고,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나서 백 배의 결실을 하였느니라.


<누가복음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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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에 미친 여자> 3회에 계속 /


사진은 시드니 보타닉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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