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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처음으로 자살을 생각한 날, 그 이후

예수에 미친 여자5

by 신아연

이 글은 5월 23일에 쓴 글입니다.



5월 13일에 제가 2차 회심을 했다고 하니 그게 어떤 상태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시네요.



‘한 번 회심으로 예수를 완전히 영접한 것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처음에 완벽한 회심을 안 한 거거나. 그렇지 않고야 그렇게 수시로 마음을 돌이키다(회심) 도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거 아냐?’ 이런 생각들을 하시는 거죠.



그건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2차 회심이란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는 것, 여아의 밋밋하던 가슴에 젖망울이 돋는 것, 아니면 사춘기 남자 녀석의 변성기나 여학생의 초경맞이 같은 거라고.



그러니까 연속선상의 일이되, 마치 대나무의 마디처럼 신앙이 한 마디 성장하는 순간인 거지요.



일단 사람이 태어난 이상, 2차 성징이 일어나도 똑같이 그 사람이고, 청년, 중년, 장년, 노년이 되어가도 바로 그 사람이듯이, 첫 회심한 한 사람이, 예수를 인격적으로 만난 한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계속 성장해 가는 도상의 일인 거지요.



그런 의미에서 제게는 3차, 4차, 5차... 회심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거지요. 계속 성장해야 하니까요. 어디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으로 완전히 바뀔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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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본 초코라는 이름의 열매 / 채 썰어 볶으면 감자와 오이의 중간 식감. 장아찌를 담그기도 함.





아프면서 성장한다는 의미에서 ‘성장통’이라 하듯이, 저의 2차 회심이 온 5월 13일 전날 밤, 신앙의 성장통이 극심했습니다.



1차 회심 이후, 예수 만난 이후 저의 가장 큰 변화는 잠을 잘 잔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는 성경 말씀이 제게 임한 거지요. 하나님께서 제게 사랑의 징표로 ‘숙면’을 주신 건데요, 평생 30분~1시간 이상 뒤척이다 잠들던 패턴이 예수 만난 후 일순간 교정되었습니다. 누우면 바로 단잠에 듭니다.



그랬던 제가 5월 13일, 옛사람으로 돌아가 밤새 번민 속에 몸부림쳤던 거지요. 절망, 회한, 수치, 좌절, 우울, 불안, 공포, 죄의식, 패배감, 무기력, 두려움 등 온갖 부정적인 생각과 어두운 감정이 떼로 몰려들면서 제 영혼을 죽음의 올가미로 칭칭 감았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정말 처음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 소원이 들었습니다. 내 이 소원만큼은 반드시 이루리라, 결론은 이미 죽음 쪽으로 나고 있었습니다.



이제 더는 못 견디겠다, 미치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을 것 같다, 아니, 버틸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내 인생은 완전히 실패했으니까. 그러니 자살하거나 미치거나 둘 중 하나로 끝나고 말겠구나. 원가족, 내가 만든 가족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고, 사랑받을 가치도 없는 사람이다. 나는 정서 학대, 신체 학대에서 나 자신을 지키지 못한 세상 멍충이 바보니까. 욕을 먹어도, 맞


아도 싸. 평생 밟히고 살아온 누더기 발닦개 같은 인생이 바로 내 인생이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내 옆에는 아무도 없다. 가족 재회와 가정 회복의 소망은 사탄의 속임수였고, 하나님이 그 약속의 소망을 품게 하여 나를 호주로 부르신 게 아니라, 나와 내 가정이 파괴된 이곳 호주 땅에서, 실패를 똑똑히 목도하게 하면서 내 영혼을 지옥으로 끌고 가려는 사탄의 잔인한 계획과 속삭임이었다는 생각이, 느낌이, 감정이 깜깜한 밤하늘의 보름달처럼 확연히 떠올랐습니다. 지옥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슬픈 일을 많이 겪고 늘 고생한 것이 이제 끝나가고 있었던 거지요.



다 포기하고 나니 차라리 평안이 찾아들면서 이제 죽는 방법을 찾는 것만 남긴 채 죽음의 달콤함을 미리 핥으며 까무룩 잠이 들었고, 13일 새벽이 밝았던 것입니다.



그리곤 제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2차 회심이라 했으니 반전이 일어났을 거란 짐작은 하시겠지만 그 반전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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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에 미친 여자> 6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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