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미녀의 맛깔난 예수(2)
이 글은 6월 6일에 쓴 글입니다.
영혼의 맛집, 어제 신장개업치고는 '매상'이 괜찮았습니다. 지인들이 찾아주셨기 때문이지요. 원래 그렇잖아요. 보험도 아는 사람이 먼저 들어주고, 식당도 처음에는 가족과 지인들이 매상을 올려 주죠.
어제 찾아주신 지인들은 크리스천들, 영적 가족들이었지요(따듯한 피드백으로 격려해 주셨다는 뜻입니다).
애독자 중에는 무조건 단골이 되겠다는 분도 있지만, 문제는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을 손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건데요. 거기다 그저 밥집이 아닌 '맛집'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니, 비록 미약한 시작이지만 그 끝은 창대하게 되리라는 성경 말씀을 붙잡지 않을 수 없네요.
오늘은 현충일이라 밥집이 문을 열지 않습니다. '예미녀 맛집'은 인터넷 불통(자주 불통되는 편이죠. ㅠ)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월~금요일까지 영업을 하고, 공휴일과 토, 일요일은 닫기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왜 열었냐고요? 오늘은 장사를 하려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진도를 나가려는 게 아니라 제 이야기를 좀 하려고요. 아침 글 800회를 찍고 싶기도 하고요.^^
제가 꼬박 800일 동안 글을 썼네요! 자축합니다.
호주 가기 전에 하고 갔던 유방암 X 선 검사 결과가 안좋게 나와 어제 초음파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이, 뭔가가 보이는데 악성인지 양성인지 파악이 안 된다시며. 그런데 초음파 진단 결과, 아예 아무 것도 없게 나왔습니다. 악성, 양성 판단할 것도 없게 된 거지요.
감사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오면서 든 생각이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유방암이든 아니든 세상을 곧 떠나게 될 거라는.
그러므로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어제의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그 사실을 깨우쳐 주시려고 검사를 받게 하셨나 싶을 정도로.
제가 영혼밥집을 꾸리면서 생업을 또 따로 갖고 있는 건 여러분들도 아시지요. 밥집글은 하나님께서 제게 맡겨주신 사역이며, 생업글은 텐트 장수 바울처럼 사역을 끌어나가기 위한 호구지책입니다.
게다가 올 초에는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의 '청소년 인성교육 매뉴얼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불모지가 되어 버린 우리나라 청소년 인성 교육 현장을 예수님 뜻과 마음을 바탕으로 기경해 보자는 프로젝트입니다.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 내년 2월까지는 완전 몰입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영혼밥집 꾸리랴, 밥벌이하랴, 프로젝트 참여하랴, 제게는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중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호주에서 60년 제 인생을 완전히 회복하고, 꼬였던 가족관계가 다 풀렸다고 했지요? 두 달 있는 동안 아무 일도 안 일어나다가 돌아오기 마지막 2주간에 펼쳐진 짜릿한 '신의 한 수' 이자 절박한 제 기도에 대한 주님 특단의 응답이었지요.
저로서는 기적 체험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받았으니 '오직 예수'를 외칠 밖에요.
"그 2주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저의 놀라운 체험이 듣고 싶다며, 교회에서, 단체에서 간증 요청이 들어옵니다. 지난 주일, 제가 다니는 교회 동아리 교우들 앞에서 이미 한 차례 했고요.^^
하나님께서 저를 사용하기 시작하시는 것 같습니다. 지난한 세월, 고난으로 연단시키고 고통 중에 빚어내신 제 그릇대로. 저는 오직 순종해야겠기에, 전처럼 친구나 지인들과의 아기자기한 만남은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또한 제 결정이 아닙니다. 책의 챕터를 넘기듯이 제 인생의 한 챕터가 그렇게 넘어간 거지요. 제 스스로가 아닌 하나님께서 넘기신 거지요.
바야흐로 제 인생의 다른 국면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시드니 시내 달링하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