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미녀의 맛깔난 예수(4)
이 글은 6월8일에 쓴 글입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밥집 연 지 얼마됐다고 벌써부터 농땡이네요. 이러다 '맛집'은 고사하고 얼마 못가 문 닫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
실은 어제 오후 갑자기 예정에 없던 강원도 화천을 가는 바람에, 거기서 하룻 밤 자는 바람에 오늘 아침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조금 전에 돌아와 이제야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어제 오전에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했고요. 5개월 전에 했는데 미심쩍은 게 발견되어서 큰 병원에서 재검사를 한 건데요, 보통 5년에 한 번 하는 것을 5개월 만에 또 했으니 얼마나 고역이었는지요. 밑으로 쏟아내야 할 용액이 역류하는 바람에 구토를 심하게 하는 등 밤새 고통스러웠습니다.
육체적 고통은 무방비지요. 견뎌내는 것에 한계가 있으니 대부분 항복하게 되지요. 제가 엄살이 심해서기도 하겠지만 물 2리터를 한꺼번에 강제로 마시는 것에도 극한의 느낌이 들 정도이니...
정신적 고통은 어떨까요? 여러분은 정신이 견딜 수 있는 고통의 극한을 경험해 보셨는지요? 앞으로 더한 고통이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중에서 말입니다. 저는 지난 5월에 시드니에서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대장 세척을 위해 물에 타 마신 용액이 수채 구멍 역류하듯 울컥울컥 목구멍으로 넘어오는 순간 더는 못 마시겠더라고요.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에. 5월 12일에 경험한 정신적 한계도 그와 같았습니다. 정신줄을 놓을 것 같았지요. 반의 반만 더 나가면 미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저의 온 존재를 휘감았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로 그렇게까지 괴로웠는지 궁금하실텐데 간증 드라마 '예수에 미친 여자'에서도 다 밝히지 못해 송구합니다. 제가 아끼는 사람을 위해 지켜야 할 비밀이 있고, 제 가족 치유에 아직도 가야할 길이 있어서입니다. 언젠가는 털어놓을 수 있는 날이 있겠지요.
오늘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극한의 정신적 고통을 겪을 때 결론은 두 가지라는 것입니다.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거나 하늘로 솟아오르거나. 저는 후자 쪽이었지요. 이후 형언할 수 없는 자유를 맛보게 되었지요.
고통의 극점에서 누군가는 나락으로, 누군가는 비상(飛上)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본인의 의지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닙니다. 바깥의 어떤 힘이 작용합니다. 말로는 분명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그 어떤 힘인데요, 그 무렵 제가 밤낮으로 붙잡은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지요. 그리고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장10절
사진은 강원도 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