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자살, 내 말이 먹히다

예미녀의 맛깔난 예수(62)

by 신아연


어제, 온종일 추적이던 비가 밤 9시 넘어 강연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도 계속되었지만, 마친 후의 홀가분함 그 이상의 상쾌함으로 갑자기 단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많이 감사했습니다.



드디어 내 말이 '먹히게' 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작은 모임이었지만 조력사를 반대하는 내게 어떤 반감도 없이 빠져들듯 경청하고, 앞다퉈 질문과 후속 대화를 나누던 그 분위기, 저로서는 마치 팽팽히 대치하던 남북간에 드디어 대화의 물꼬가 트인 것 같은 기쁨이었습니다.



그간은 조력사를 반대하는 쪽에서 주로 저를 초대해 주셨기에 우리끼리 '으쌰으쌰' 결의는 다지지만 도전은 되지 않았는데, 어제는 대학병원 간호사, 요양병원 근무자, 법조인, 심지어 장례지도사까지 불특정 다수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충분히 조력사를 지지할 법한 근무환경과 의지를 가진 분들이, 아니면 지금까지 조력사에 대해 별 생각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선입견없이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신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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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저는 강연 분위기를 장악할 목소리도, 외모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내용도 별로입니다. 그저 기도만 간절합니다. 저를 위한 전속 중보기도팀이 아예 있지요. ^^ 뒷배가 든든하다 보니 보통 두 시간 강연 내내 성령께서 함께 하시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맥가이버칼처럼 감성, 지성, 영성 세 영역을 넘나들도록 저를 훈련하시는 하나님, 감성이야 타고 난 거고, 혼자된 후 10년 간 인문학으로 '빡센' 훈련을 시키신 후, 2년 반 전부터 감성과 지성을 아우르는 영성의 장에 투입시켜 생명을 살리는 일에 특수요원으로 빚어가십니다.



어제는 맥가이버칼에서 인문적 도구를 주로 사용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도우셨습니다.



"아주 어려운 사안(조력자살)을 도마 위로 끌고 올라갔수다. 답은 명확한데(죄 없으신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대중의 함성은 본디오 빌라도를 밀어붙이니... 뭐한다고 그 시대에 태어나 이스라엘 총독이 되었단 말인가? 뭐한다고 조력자살자를 따라가 이 뜨거운 감자를 도마 위에 올렸누?"



어제 어떤 독자가 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성령께 지혜를 구해보라고 하셨습니다. 네, 성령께서 함께 하셨습니다. 조력자살을 타이틀 곡으로 이 예미녀(예수에 미친 여자), 테러의 핍박을 뚫고 일반무대진출에 성공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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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이어서 다음 주는 슬기로운 죽음 맞이 안내로 유명한 김현아 교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좋은 죽음을 가로막는 직접적 요인이 과잉의료행위에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 그 촘촘한 생애 마지막 의료처치의 그물망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력자살이 요구된다는 기괴하고도 어처구니 없는 진실아닌 진실, 좋은 죽음을 위해 갈 길은 한참 멀어보입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입니다. 기도로 무장하고 신발끈을 바싹 조이며 천리 길의 한 걸음을 떼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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