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고엔 고쥬센을 말하라

관동대학살 100주기 동행기 12

by 신아연


사냥감 중에 토끼는 쫑긋한 귀로, 사슴은 높은 뿔로 구별됩니다. 그렇다면 인간 사냥감 조선인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었을까요?



일본사람, 조선사람 둘 다 생긴 건 같으니 어떻게 골라 죽였을까 말이죠. 영화 <박열>에도 나왔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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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감독이준익출연이제훈, 최희서, 김인우, 야마노우치 타스쿠, 요코우치 히로키, 김수진, 김준한, 권율, 민진웅, 백수장개봉2017.06.28.




3일 만의 6661명의 대학살, 길을 막고 '쥬고엔 고쥬센(15엔 50전)'을 말해보라고 했다고 해요. 소위 본토 발음을 할 수 있으면 일본인, 버벅대면 조선인, 이렇게 구분해서 죽였다는 거지요. '쥬고엔 고쥬센'은 태생적 일본 사람이 아닌 이상, 완벽히 발음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사람 중에도 혀 짧은 사람이 있었을 테니 '억울한 죽음'도 분명 있었을 것 같네요.



'억울한 죽음'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를 위로할까만... 사람 죽이는 기준이 이렇게 황당하고 졸렬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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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진 / 제노사이드 : 쥬고엔고쥬센 / 91 x 91cm / digital painting / 2023


[출처] 조아진 / 제노사이드 : 쥬고엔고쥬센 / 91 x 91cm / digital painting / 2023|작성자 조아진





며칠 전 한 독자가 월미도 박물관을 다녀온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관동대학살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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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도 박물관 / 사진 : 박세은





다시 아라카와 강 현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둔치 바로 건너편에 있는 봉선화집에서 만난 추모객들을 현장에서 다시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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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아연







일본인들이 주관한 행사 다음날인 3일, 한국인들이 마련하는 추모제를 알리기 위해 우리 일행은 사람들 사이사이를 누비며 홍보물을 나눠 줍니다. 어쩌다 그냥 지나치면 자기에게도 달라고 합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관심이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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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학살을 파악하기 위해 홍보물을 탐독하는 한 일본인 사진 : 신아연





"중학생 손녀 은성이는 이번 행사를 위해 일본말을 암기했어요. 9월 3일, 오전 10시에 아라카와 강변에서 열리는 우리 추도제를 일본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밤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또 일본말로 초대장을 나눠줬지요. 그랬더니 초대장을 받은 한 일본인 중학교 교사가 한국인 추도제에 참석을 한 거예요. 뿐만 아니라 동영상까지 찍어서 주변에 나눴다고 해요."



은성이는 14세 소녀. 함인숙 목사의 손녀입니다. 함 목사는 누구인가? 희생자 6661명에게 '빙의'된 분입니다.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씨알재단이 주관한 관동대학살 100주기 추모제를 총괄한 분, 총책임자라는 말로는 그 소개가 너무나 밋밋하기 때문입니다.



열렬히 일본에 가고 싶어한 제가 한, 두 명에게 빙의된 것이었다면, 함 목사는 6661명에게 통째로 빙의되었다고할 밖에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었다는 거지요. 더구나 본인의 온 가족을 동반하고.



그게 다 무슨 말이냐고요? 내일 계속하지요.



아, 그 전에 함 목사의 아래 인터뷰를 미리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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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학살 100주기 추모제를 총괄한 씨알재단 함인숙 목사 / 사진 : 신아연


https://youtu.be/-7bgSGgwt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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