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연의 영혼의 맛집 865
요즘 계절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호주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제 아들도 그중 하나지요. 생각지도 않았는데 아들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들은 오늘 시드니로 돌아갑니다.
오늘은 아들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지난 주에 만났던 호주지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제 가정을 위해 쉼없이 기도해 주시는 분이지요. 겨우 칼국수 한 그릇 사드리고 시간 가는 줄 모르던 담소 끝에 이분이 제게 5만원을 내밉니다.
이게 무슨 돈이냐고 하니, "지금도 그 할아버지 만나나요? 할아버지 만나면 드리세요." 이러시는 겁니다. 완전히 감동 먹었죠!
여러분도 그 할아버지 아시죠? 생각 안 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시길요. 할아버지는 어느 새 제 블로그 스타네요.^^
https://blog.naver.com/timetosapyo/223227546200
추석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아주 알찬 명절을 보냈습니다. 계획대로 원고도 마감했고, 몇 분들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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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을 공들여 읽어주신 것만도 감사한데 제가 돌보는(이라고 하면 너무 알량하지만) 걸인을 위해 돈까지 챙겨주시니 완전 감동 먹은 거죠.
"5만원을 한꺼번에 드리면 너무 기뻐서 기절하실 수도 있으니 한 번에 만원 씩 나눠 드려야겠어요."
신이 납니다. 참 고맙고 기분 좋습니다. 멀고 먼 호주에서 날아온 천사를 만났으니까요. 선순환이 일어날 때처럼 기분 좋고 신나는 일도 없지요. 저의 작은 행위가 또다른 이의 선행으로 이어졌네요!
얼마 전 저는 15만원 짜리 알바를 했는데 5만원을 더 받았습니다. 계산 착오인 줄 알고 확인해 보니 그냥 더 주고 싶어서 더 줬다는 겁니다. 저를 좋아하나 봐요. ㅎ
아, 제가 무슨 알바를 하냐고요? 글을 예쁘게 다듬는 알바를 합니다. 윤문이지요. 제 글을 써서 받는 원고료보다 남의 글을 다듬는 윤문비가 더 짭짤해서 본업보다 부업이 더 좋은 돈벌이죠. 쓰신 글이 거칠 땐 제게 맡겨주세요. 제가 잘 매만져 드릴게요.^^
그렇게 해서 받은 알바 웃돈 5만원은 할아버지께 드리기로 하고 호주 지인이 주신 5만원과 함께 10만원을 만들었습니다.
방금 말했듯이 이걸 한꺼번에 드리면 놀라서 할아버지가 정신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2, 3일 간격으로 만원 씩 드리자고 계획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할아버지가 요즘 안 보인다는 겁니다. 동네 모퉁이 정자가 할아버지 침상이자 밥상인데 이렇게 잠자리를 마련해 놓고 어디로 가셨는지 모르겠네요. 나다닐 때마다 돌아보지만 여전히 안 보이시네요.
제 지갑엔 10만원이 곱게 들어있는데 이러다 돈 주인을 찾지 못할까 걱정입니다.
혹시 돌아가신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