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연의 영혼의 맛집 864 / 예미녀의 금요별식 7
어제 글쓰기의 유익에 대해 몇 분이 말씀을 나눠주셨습니다. 경험자만이 할 수 있는 말씀을. 오늘은 그걸 나눠보죠. 이렇게 다음 글감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도 글쓰기의 유익 중 하나입니다. ^^
여러분, 제가 지금 말하는 글쓰기는 저처럼 글을 써서 돈을 버는, 내다 파는 글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같은 글쓰기라도 그건 완전히 달라요. 집에서 나 먹자고 짓는 밥과 식당에서 장사하려고 짓는 밥의 차이처럼.
왜 이 말씀을 드리냐면 글쓰기를 너무 어렵게 생각지 마시라는 뜻에서 입니다. 나 먹는 밥 한 술 짓는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시라는 거죠.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가져오는 유익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삶이 풀리다 못해 삶 자체가 변합니다. 뜻 밖에 좋은 날이 옵니다. 제가 그 증거입니다.
1. 갈등하던 문제가 정리된다
모든 문제를 글로 써보십시오. 말 그대로 모든 문제를.
큰 병에 걸렸습니까? 돈이 너무 없습니까? 취업을 못하고 있습니까? 소중한 관계가 깨졌습니까? 가족 중 누가 죽었습니까? 우울증과 무기력에 시달립니까? 외롭고 무료합니까? 사람들에게서 무시당하는 느낌입니까? 죽음의 공포를 느낍니까? 늙는 게 서럽습니까? 밤에 잠을 못잡니까? 결혼을 못해 고민입니까? 아니면 이혼을 못해 고민입니까? 누군가를 미워하고 세상이 원망스럽습니까?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등등등.
삶은 문제투성이지요. 행복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이 풍진 세상에 글을 쓰지 않아도 될 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단 한 사람, 죽은 사람만 글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글쓰기가 문제 자체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글로 올올이 써내려가다보면 문제 자체에 압도되어 허우적거리지 않게 됩니다.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게 됩니다. 문제라는 괴물에 잡아 먹히지 않고 담담히 마주하게 됩니다.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되면서 사태를 객관적으로 보게 됩니다. 어느 새 해결을 향한 실마리를 잡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2. 삶 자체가 가지런해진다
글쓰기는 삶 자체를 정돈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다이어트하는 효과처럼 삶이 슬림해지고 가지런해집니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스마트폰처럼 내 삶이 내 안에서 파악이 됩니다.
저는 제가 가진 옷을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만약 기억 못하는 옷이 있다면 옷을 너무 많이 가진 거란 신호입니다. 더 이상 사면 안 되겠죠. 그와 같이 글쓰기는 볕이 안 들어 곰팡이가 피거나 방치되어 후미진 삶의 영역이 없게 합니다.
3. 내면의 힘이 강해진다
글쓰기는 그 자체로 힘입니다. 마음의 근육 키우기, 영혼의 식스 팩 만들기죠. 세상 사에 치여도 여간해선 무너지지 않습니다. 인내하고 견디는 힘을 줍니다. 사람들이 저를 만나면 겪고 시달려 온 것에 비해 얼굴이 참 밝다고 합니다. 소위 말하는 내공이 있다는 건데요, 그 힘이 글쓰기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늘 같은 시간에 쓰실 것을 권합니다. 루틴이 되어버리면 그때부터는 습관이 끌고 가기 때문에 글쓰기가 힘들지 않습니다. 새벽기도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무슨 일이든 그렇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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